유럽 선거 후폭풍 코스피 32P ‘우수수’ …수출엔 미풍

입력 2012-05-07 19:18


프랑스 대선에서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승리하고 그리스 총선에서 집권 연립여당이 과반확보에 실패하는 등 유럽발 불확실성 확대와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71포인트(1.64%) 하락한 1956.44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31일의 1955.79 이후 가장 낮았다.

외국인이 47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 10일 5048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코스닥지수도 3.52포인트(0.72%) 떨어진 487.01에 장을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0원 오른 1138.50원에 마감됐다.

프랑스 사회당 정권 출범과 그리스 집권 연정의 과반확보 실패 등으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25개국이 동의한 긴축정책(신재정협약) 공조가 흔들릴 것이란 불안감에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경기 둔화 우려로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1% 넘게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한 상황에서 프랑스는 사회당으로 정권이 교체되고 그리스도 사실상 집권당이 패배하면서 유럽 국가의 정치 상황이 불확실해져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간 공조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와 그리스 등이 유럽 긴축정책에 반대해 단기적으로는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좌파 정권이 ‘긴축’보다 ‘성장’ 위주 정책을 펴게 되면 유럽 수출 증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EU에 대한 수출은 지난 3월 43억5000만 달러로 20.5%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도 20일까지 27억7100만 달러로 16.7% 감소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프랑스에 사회당정권이 들어서면서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된 합의 자체를 이행하지 않아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금융시장 불안과 이에 따른 수출 둔화 가능성이 있긴 하다”며 “그러나 내용을 보면 좌파정권이 기존의 긴축 정책보다 성장 위주 정책을 펴게 되면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재정건전화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성장 위주 정책으로 오히려 유럽 수출에는 득이 되는 등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한규 연구위원도 “프랑스와 그리스 정부가 그동안 재정건전성 강화에 치중했는데 이번 선거로 재정긴축에는 한계가 있어 다소 긴장이 있겠지만 유럽권이 재정위기를 넘어서고 전 세계적으로 신뢰를 얻으려면 재정건전화 쪽으로 정책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어 선거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명희 오종석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