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극우정당 원내 입성… 新나치 표방 ‘황금새벽’ 총선서 21석 차지
입력 2012-05-07 19:00
그리스 총선에서 신(新)나치를 표방하는 극우정당 ‘황금새벽(Golden Dawn)’이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원내에 입성했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 총선 결과 황금새벽당이 7%의 득표율로 21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의회에 입성하기 위해선 최소 3%를 득표해야 한다. 황금새벽당은 2009년 총선에서는 0.29%밖에 얻지 못했지만 2010년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되자 경제 위기 원인을 불법 이민자에게 돌리면서 지지세를 키웠다. 황금새벽당은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터키와의 국경지대에 지뢰를 깔자는 극단적 제안을 내놓았고, 집권 연정이 추진 중인 긴축안에도 반대하고 있다. 지지자들이 입은 검은색 티셔츠에는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비슷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우리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민자들을 몰아내자”고 주장해왔다.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가 축출 대상이다.
1993년 황금새벽당을 창당한 니콜라오스 미칼로리아코스(55) 당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 로마를 호령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를 크게 외치며 원내 입성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특히 “조국을 배신했던 자들에게 공포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또 원내 입성하면 어떤 일을 가장 먼저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의 조국과 고향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회견 후 거리를 행진하며 취재 중이던 외국 기자들에게 “거짓말쟁이들”, “너희들이 한 거짓말에 대해 수치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고함을 질렀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