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하나마나한’ 총선 실시… 선거 불참 야당 “겉치레 불과한 선거… 권력구조 변화 없다”
입력 2012-05-07 18:59
시리아가 14개월째 계속되는 정부와 반정부 세력 간 충돌 속에서 7일(현지시간) 총선에 돌입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권은 이번 총선이 정치개혁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선전해 왔으나 기존 정치에 변화가 찾아들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야당 인사들은 국민적 관심을 분산시키는 ‘속임수’라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은 2000년 부친으로부터 권력을 승계한 뒤 자신의 정책을 그대로 추인하는 유명무실한 의회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7월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개혁 프로그램으로 총선실시 법안을 마련했고, 3월 이를 공포해 총선이 실시되게 됐다.
250명의 의원들로 구성된 시리아 의회는 그러나 야당의원이 한 명도 없는 실정이며, 의석의 절반은 아사드 대통령의 바트당이 통제하는 ‘노동자와 농민연합’에 배정되도록 돼 있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해외로 탈출하거나 체포된 야당 인사들은 개정 헌법이 외형적으로는 새로운 정당결성을 허용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무런 민주화 조치도 취할 수 없다면서 총선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결성된 9개 정당에서 7195명의 후보들이 250석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으나 반정부 성향의 정당들은 총선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가건립운동’이란 단체를 이끌고 있는 중도 야권인사 루아이 후세인은 이번 총선은 겉치레에 불과하며 시리아의 현 권력구조에 아무런 변화도 가져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드난 마무드 정보부 장관은 “시리아 국민들은 선거에 참여함으로써 테러러즘에 대항하는 것”이라며 투표참여를 독려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