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7년 만에 좌파 집권] 올랑드는 누구… ‘보통 남자’ 이미지, 카리스마·행정경험 부족
입력 2012-05-07 18:59
프랑스 정치 지형을 17년 만에 왼쪽으로 돌려놓은 프랑수아 올랑드(58)의 별명은 ‘보통 남자(무슈 노르말)’이다. 상냥한 온건파이자 조용한 성품의 외유내강형 인물로 평가된다.
1954년 8월 12일 프랑스 북서부 루앙의 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스 정치 엘리트의 산실인 파리경영대학과 파리정치대학, 국립행정학교(ENA) 등을 졸업하고 판사·변호사·대학교수를 지냈다. 이런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수수한 외모와 소탈한 행동으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1년간 사회당 대표를 역임하면서 당을 원만히 운영했고 돈이나 여성 관련 추문이 거의 없었던 ‘모범생’으로 통한다. 그러나 한 번도 장관직을 맡아본 적이 없어 행정 경험 부족이 단점으로 꼽힌다.
카리스마 없는 평범한 스타일이라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던 그는 선거를 앞두고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각고의 노력으로 살을 빼 지금은 6개월 전보다 15㎏이나 줄였다. 날렵한 안경을 쓰면서 전문가다운 느낌을 더했다. 작은 키로 종종 풍자의 대상이 됐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보다 3㎝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인생에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 중 하나는 2007년 사회당 경선에서 동거녀였던 세골렌 루아얄과 맞붙었던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루아얄과는 25년간 동거하면서 4명의 자녀를 뒀다. 당시 경선에서 이긴 루아얄은 사회당 후보로 나섰으나 니콜라 시르코지 대통령에 패배했다.
대선 후 두 사람은 헤어졌고, 올랑드는 잡지사 ‘파리 마치’의 기자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 사랑에 빠졌다. 루아얄과 올랑드의 이별은 사회당 내부에서 매우 곤혹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 무렵 승리의 여신은 그를 향해 미소 지었다. 사회당 내 최대 정적이었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추문 사건이 터진 것이다. 올랑드는 이를 통해 자신의 스캔들을 덮으며 여유 있게 당 대선 후보직도 거머쥐었다. 또 이번 승리는 올랑드 개인적으로는 지난 대선에서 동거녀의 패배를 설욕한 것이 됐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