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보다 공약 알리기 치중… 새누리당 지도부 경선 첫 TV토론회
입력 2012-05-07 21:50
새누리당 5·15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 출마한 9명의 후보들은 7일 KBS, SBS, MBC 방송3사 주최로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내세웠다. 토론회는 다수의 후보들이 범(汎)친박근혜계로 당 대표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는 황우여 후보를 공격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격한 논쟁이 없어 다소 맥이 빠진 분위기였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모든 후보가 친박계와 친이명박계 등 당내 세력 간 화합을 강조하며 논쟁보다는 공약 제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하이라이트는 황 후보와 김태흠 후보 사이에 진행된 검증 토론이었다. 김 후보는 황 후보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과정에서 최루탄을 투척한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을 왜 국회 차원에서 징계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황 후보가 “당 차원에서 고발하는 것보다 시민단체 이름으로 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 좋겠다고 판단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김 후보는 “당의 일을 시민단체에 떠넘겼다”고 비난했다. 당황한 황 후보는 한 발 물러서 “국회의장의 뜻도 있고 해서 그 선에서 그친 것이다. 앞으로 당 대표가 되면 제대로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책임회피로 본다. 이런 점에서 황 후보를 당 대표로 해선 안 된다”고 물고 늘어졌다. 다른 후보들도 질문 공세를 폈지만 황 후보가 대체로 무난하게 피해나갔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후보들은 정책 발표를 통해 한목소리로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황 후보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 화합과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소통은 상대방 얘기를 듣는 마음부터 출발한다. 그간 소외된 분이나 소외된 영역이 없는지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유기준 후보도 “계파정치는 안 되며 지금 친박이 많다고 독식체제로 가면 안 된다. 탕평인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친박계 핵심인 이혜훈 후보는 “힘 있는 사람이 먼저 몸을 낮추지 않으면 안 된다. 비주류를 배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유철 후보는 “분열적 사고로는 희망을 못 주며 이제 국민만 바라보고 뛰는 후보, 그런 사람으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후보는 “친박, 비박(非朴)은 없어져야 하며 대선 후보와 당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고 했고, 홍문종 후보도 “상향식 공천제도를 확립하고 당 대표가 직접 지구당을 방문해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안 후보는 “호남에서 30년간 새누리당을 위해 노력했다”며 ‘호남 대표론’을 내건 반면, 김태흠 후보는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높은 젊은이들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친이계 심재철 후보는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국회의원 숫자를 50명 줄이고 선거구 ‘게리멘더링’ 잘못을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