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6월 전대 누가 나설까…親盧 이해찬·非盧 김한길 구도…힘겨루기

입력 2012-05-08 00:28

민주통합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6·9 전당대회 일정이 7일 확정되면서 당권 경쟁에 누가 나설지 주목된다. 강력한 당 대표 후보였던 박지원 의원이 방향을 틀어 원내대표 의자를 차지하면서 전당대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지도부는 당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하고 12월 대선을 총지휘하는 중책이란 점에서 계파 간, 대선주자 간 치열한 세 대결이 예상된다. 한 달여 남은 전당대회는 친노(親盧) 대 비노(非盧)의 힘겨루기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친노 진영에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총리는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역할분담 합의로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강력한 당권 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친노 색채가 너무 강해 비노 진영의 견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경선에서 7표 차 ‘진땀승’을 한 것도 그가 선뜻 출마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배경이다. 친노 진영에서는 부산에서 출마했다 떨어진 문성근 전 대표 권한대행과 신계륜 당선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 전 대행은 “고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전 총리에 맞설 수 있는 비노 진영의 강력한 경쟁자는 4선의 김한길 당선자다. 김 당선자는 ‘이-박 역할분담’ 합의에 대해 “패권적 발상에서 비롯된 담합”이라고 각을 세우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당선자는 “이제 민주당은 친노니 친호남이니 하는 명찰을 다 떼어버리고 모두가 대선 승리를 위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선거 전략통이자 계파색이 옅은 그는 손학규 상임고문을 비롯한 비노 진영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486’(40대, 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 진영에서는 재선의 우상호 당선자를 단일 후보로 밀기로 했다. 이들은 ‘젊은 대표론’을 내세우며 민주당이 친노-비노 대립을 벗어나 젊게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지 관심이다.

여기에 손학규계인 조정식 의원과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상임고문과 가까운 이종걸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원외에서는 김부겸 전 최고위원과 천정배 전 원내대표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의 경우 고사하고 있지만 4·11 총선 때 사지(死地)인 대구에서 고군분투하며 진정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을 이유로 주위에서 적극 권하는 분위기다. 박영선 전 최고위원도 거명되고 있으나 본인이 전당대회 보다는 대선후보 경선에 승부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전당대회 일정을 결정하고 오는 10일 지역대의원 심사 및 선출을 하기로 했다. 이어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등록(11일), 전국대의원·상무위원 선출(13일), 시·도당 위원장 선출(19일∼6월 3일) 등의 일정을 잡았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