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영진 부패한 저축銀 퇴출은 필연
입력 2012-05-08 00:31
영업정지명령을 받은 솔로몬·미래·한국·한주 저축은행 대주주와 경영진들의 비리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이들의 행동은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넘어서 파렴치한 범죄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 초기에 불거진 의혹이나 혐의만 보더라도 ‘비리백화점’의 악덕 업주나 다름없다. 생선가게를 맡은 고양이가 아니라 칼만 안 들었지 날강도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비리 의혹이 대표적이다. 그는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의 수사망이 좁혀올 기미를 보이자 지난 3일 법인 통장에 있던 203억원을 인출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해경에 붙잡혔다. 또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1500억원가량을 불법대출한 뒤 충남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겸 온천리조트를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속여 주가를 조작한 광산 개발업체 CNK에 미래저축은행 자금을 투자한 의혹도 받고 있다. 주 고객인 서민들의 예금을 사금고로 악용한 것이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의 엇나간 행태도 김 회장에 버금간다. 임 회장은 재무상태가 비교적 괜찮은 계열사 솔로몬캐피탈을 고의로 청산하면서 파산 배당금으로 30억원을 챙겼다. 부부공동 명의의 40억원대 아파트를 부인 명의로 전환한 사실도 드러났다. 금융당국의 재산 환수나 검찰의 추징에 대비해 재산을 빼돌린 혐의가 역력하다. 성실하게 근무한 저축은행 임직원과 이들을 믿고 돈을 맡긴 고객을 우롱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과 김임순 한주저축은행 대표도 불법대출에 관여한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은 7일 솔로몬·미래·한국·한주 저축은행 본점과 경영진의 주거지 등 30여곳을 발 빠르게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관련자들이 자료를 은닉하고 잠적하기 전에 속전속결로 치고 나가 대주주 등의 횡령·배임뿐 아니라 정·관·금융권의 유착 관계 전모를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