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 전남 조도高 조연주 교사… 섬마을 학생들 저녁밥 먹이고 공부 뒷바라지
입력 2012-05-06 19:57
박봉을 쪼개 반찬 재료를 사고 정성껏 밥을 지어 학생들의 공부를 뒷바라지한 섬마을 선생님이 제 1회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을 받는다. 전남 진도에서 뱃길로 1시간 거리인 조도에 있는 조도고등학교 조연주(46·도덕) 교사가 주인공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교직원공제회와 공동 제정한 ‘대한민국 스승상’의 제1회 수상자로 조 교사 등 10명이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대상과 홍조근정훈장을 받는 조 교사는 동료교사와 함께 바다농사에 바쁜 조부모나 부모를 대신해 섬마을 학생들의 저녁급식을 2년 이상 제공해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켰다.
조 교사도 조도 출신이다. 그는 2010년 3월 전교생이 28명인 고향의 고교에 부임했다. 조 교사는 “이농과 저출산으로 1981년 개교 이후 졸업생 1583명을 배출한 모교가 초미니 학교로 전락해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섬에는 편부모 가정, 조손가정이 많다. 그는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 굶거나 저녁밥 대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이 안쓰러워 몰래 김밥을 싸다 먹이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 본 동료교사와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2010년 5월부터 허름한 창고를 개조한 식당에서 단체 저녁급식을 제공할 수 있었다. 조 교사는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학생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사와 동료들의 정성은 지난해 말 개교 30년 만에 처음 서울대 합격생 배출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지난 2월 졸업한 김빛나양이 서울대 외국어계열(영어교육학과) 지역균형선발전형에 합격한 것이다.
‘대한민국 스승상’은 지난해 11월 교과부의 ‘으뜸교사상’과 교직원공제회의 ‘한국교육대상’을 통합, 새롭게 제정한 국내 최고 권위의 교육상이다. 시상식은 오는 11일 서울교육문화회관 3층 거문고홀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근정훈장과 상패가 수여된다.
임항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