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마이크론 품으로 갈듯… 사실상 확정, SK하이닉스 제치고 글로벌 2위로

입력 2012-05-06 19:39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법정관리 중인 일본 D램 반도체 업체 엘피다 인수 업체로 사실상 결정됐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엘피다 측은 지난 4일 2차 입찰을 마감한 후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이번 주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키로 했으며 이 같은 의향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측에 전달했다. 엘피다 측은 8월 21일까지 도쿄지방재판소에 회생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엘피다 인수를 위한 2차 입찰에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외에도 미국 TPG캐피털과 중국 호니캐피털로 이뤄진 미·중 투자펀드연합도 참가했다.

엘피다 측은 이 중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기업 인수 가격으로 2000억엔(약 2조8233억원) 이상을 제시했고, 설비투자 지원액을 포함하면 약 3000억엔(약 4조2350억원)에 이른 데다 기술 연관성이 높다는 점을 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D램 세계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엘피다가 3위,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4위다. 따라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엘피다를 인수하면 점유율 24.7%로 SK하이닉스(23.0%)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다.

일본 언론은 엘피다가 파산하기 전에 점유율 세계 5위인 대만 기업과 제휴 교섭을 하고 있었다며 미·일·대만 연합이 한국 기업과 수위를 다투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제했던 엘피다까지 외국계 기업에 넘어가면 D램 시장의 마지막 일본 기업까지 사라지게 된다.

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는 2차 입찰에 불참했다. 엘피다는 일본 유일의 D램 반도체 제조업체로 엔화강세에 시달리다 올 2월 파산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