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선·그리스 총선 유럽 운명이 달렸다… 최소 4%P差 앞선 올랑드 승리땐 긴축모드 변화
입력 2012-05-06 22:25
6일(현지시간)은 유럽 재정정책 심판의 날.
독일과 함께 유럽 경제의 양대 축인 프랑스에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실시됐다. 그리스는 채무 위기가 불거진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총선을 치렀다. 독일 지방선거와 세르비아 대선 1차 투표도 실시됐다. 선거 결과에 따라 유럽의 경제 위기가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릐프랑스, 17년 만에 좌파정권=프랑수아 올랑드(58) 사회당 후보가 제24대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57) 대통령은 경제 위기 여파로 물러나는 유럽의 11번째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올랑드의 승리는 프랑스에서 1995년 이후 17년 만에 좌파정권이 들어서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올랑드가 사르코지를 4~8% 포인트 차로 앞섰다.
그간 올랑드가 성장주의를 외쳐온 만큼 유럽 긴축 모드가 바뀌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는 “중도 좌파 올랑드 집권으로 중도 우파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주도한 유럽 위기 대책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올랑드는 사르코지와 메르켈이 주도한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을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신 재정협약에 성장 조건을 덧붙여 프랑스 국민의 숨통을 터주겠다”고 밝혔다. 성장률이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면 긴축을 중단할 수 있는 긴급 피난 조항을 넣겠다는 것이다.
릐그리스 총선, 분열 의회 불가피=그리스 총선에서는 신민주당과 사회당 연정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는 5일 “이번 선거에 그리스의 운명이 달렸다”며 “지지를 얻지 못하면 그리스는 유로존을 탈퇴해야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양당 모두 과반수의 의석을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신 최소 3%의 의석을 차지할 군소 신당이 10개나 대거 입성해 초분열적인 의회가 구성될 전망이다. 구제금융 재협상을 주장하는 ‘급진좌파연합’(시르자)도 의회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주당과 사회당 연정의 의석이 줄면 양당이 추진하는 초긴축정책을 지속할 추진력이 급감하게 된다.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약속한 긴축정책이 좌절될 경우 지원금이 끊기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릐독일과 세르비아 리더십도 시험대=독일에서 이날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기독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할 경우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리더십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세르비아 대선에서는 친 EU 정책을 추진해온 민주당 정권이 경제위기 속에 고전하고 있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의 동료인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진보당 총재가 차기 대통령으로 우세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선거가 밀로셰비치 축출 이후 EU의 지지 속에 추진해온 개혁조치가 계속될지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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