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푸틴 3기 출범… 가족들도 크렘린궁에 복귀할까

입력 2012-05-06 19:30

7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대통령으로 직함을 바꿔 다는 날이다. 그가 4년 만에 입성하는 크렘린궁에서는 30발의 예포 속에 러시아 정교회 키릴 대주교의 축복 메시지가 선포되는 가운데 취임식이 거행된다. 러시아 TV들이 지난주 경쟁적으로 내보낸 ‘미리 보는 취임식’에선 푸틴이 경호원들의 호위 속에 크렘린궁 홀 전체에 덮인 레드카펫을 밟고 입성하게 된다.

그런데 러시아의 퍼스트레이디가 될 그의 부인과 두 딸이 크렘린궁에 복귀할지가 관심사 중의 하나라고 뉴욕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가족이 워낙 베일에 가려져 있고, 푸틴 자신이 가족 사생활을 드러내는 것을 ‘금기’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결혼생활 29년째인 부인 류드밀라의 경우 올 들어 처음 3월초 대통령 선거일에 남편 뒤를 따라 투표장에 한 차례 나타났을 뿐이다. 당시 푸틴은 뒤에서 자신의 팔을 잡으려는 류드밀라를 뿌리치고 혼자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어 기자들을 민망하게 했다. 푸틴 부부는 현재 떨어져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딸 마리아(27)와 예카테리나(25) 역시 가명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 다녀 학우들조차 그들의 정체를 몰랐을 정도이며 현재 직업과 거주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푸틴측은 두 딸을 베일 속에 감추려는 데 대해 “평범한 생활을 바란다”는 정도만 밝혔을 뿐이다. 예카테리나가 최근 한국인 윤모씨와 결혼날짜를 잡았다는 설이 나돌자 푸틴측이 결혼설을 일축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기자들은 국가안보 관련 사안을 보도하는 것이 푸틴가족 얘기보다 더 쉽다면서 사생활을 너무 깊게 파면 무언의 협박이 돌아온다고 귀띔한다. 덴마크의 한 기자는 최근 마리아와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사 직원과의 관계를 보도했으나 보복이 두려워 자신의 ‘바이라인’을 삭제하기도 했다. 또 2008년엔 한 러시아 신문이 푸틴의 이혼설을 다뤘다가 폐간되는 일도 있었다. 이후 류드밀라는 러시아 국민들 시야 속에서 사라졌다. 지난해엔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80회 생일을 기념하는 콘서트와 부활절 예배를 위해 성당에 모습을 나타냈을 뿐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