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업계 1위도… 솔로몬 순자산 -3623억원 ‘부실 폭탄’

입력 2012-05-06 19:02


6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솔로몬·한국·미래·한주 저축은행은 한때 저축은행 업계를 선도하기도 했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부실덩어리였다.

당국 조사결과 한국과 미래, 한주저축은행의 경우 재무건전성 기준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 미만이고,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부실이 극에 달했다. 자산규모 2조243억원의 대형 저축은행인 한국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36%이며 순자산부족분은 460억원이다. 역시 자산이 2조원에 육박하는 미래는 BIS비율이 -16.20%이고 부채가 자산을 3177억원이나 넘어 자구노력으로는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하다. 한주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37.32%로 가장 나쁘다.

업계 1위 솔로몬 저축은행은 BIS 비율은 4.35%였지만 순자산이 -3623억원이어서 재무구조가 극도로 좋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 4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의 2차 구조조정 당시 경영개선명령 등 ‘적기시정조치’ 대상으로 분류됐으나 회생 자구노력책을 인정받아 경영 정상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들 4개사에 대해 경영개선계획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추가부실 발생여부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다. 경영개선도 굼떴고 부실도 의외로 많은 점을 발견한 당국은 결국 이날 회생 불가능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영업정지에 따라 코스피 상장사인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은 상장 폐지가 불가피해 거래고객뿐 아니라 주주·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도 잇따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관심은 앞으로 또다시 퇴출되는 저축은행이 있을 것이냐는 부분이다. 당국은 지금까지 3차례 구조조정처럼 일괄 정리 방식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 의한 자연스런 상시퇴출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기변동이나 업황에 따른 추가 정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부실의 근원으로 자리잡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한때 올인한 상황이어서 경계심을 늦추기는 어렵다.

저축은행 감독실패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규제완화를 통해 저축은행 몸집 불리기와 위험 사업 추구를 방치한 감독당국의 책임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는 “국회 등이 나서 그동안 부실을 은폐하고 감독실패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금융당국 담당자에게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영업정지를 할 때마다 그 이상 구조조정은 없다고 한 뒤 또 같은 조치를 해서 정부가 신뢰감을 잃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