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성공 아이콘’들의 추락… 넘어진 대주주 3인 ‘임석·윤현수·김찬경 회장’

입력 2012-05-06 19:02

폭풍성장의 끝은 극적 몰락이었다.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50) 회장, 한국저축은행 윤현수(59) 회장, 미래저축은행 김찬경(55) 회장의 상황이 바로 그렇다.

이들은 손수 기업을 일궈 사업수완을 발휘한 저축은행의 기린아요, 폭풍성장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몰락은 도둑처럼 찾아왔다. 성공의 아이콘에서 한순간에 지탄의 대상으로 추락한 것이다.

임석 회장은 국내 저축은행 대부로 불릴 정도의 수완가였다. 그는 전남 무안 출신으로 이리공고 야간을 졸업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는 그에게 기회였다. 당시 옥탑광고회사 한맥기업을 세워 100억원대의 자산을 모은 임 회장은 채권추심업으로 떼돈을 벌었고, 이 돈을 종잣돈으로 1999년 솔로몬금융그룹의 모태인 솔로몬신용정보를 설립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미라마대학에 진학, 선진 금융기법을 배웠다.

2002년 파산 직전의 골드저축은행을 인수, 솔로몬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뒤 부실저축은행을 잇따라 M&A(인수 합병), ‘미다스 손’으로 불렸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금융권은 물론이고 정·관계 인맥을 쌓았고, 특히 국민의 정부 시절 유력 정치인과의 교분설도 나돌았다.

특히 2000년 중반 부동산 붐 속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모델을 개발해 큰 수익을 거뒀다. 2008년에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부상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흔들리면서 성공신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고 몰락으로 귀결됐다.

경남 진주 출신의 윤현수 회장은 한국 M&A 1세대다. 2000년 한국저축은행의 전신인 진흥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한 후 M&A를 통해 저축은행을 인수, 계열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몸집 확장과 관리 부실은 결국 영업정지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하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김찬경 회장의 성공신화와 몰락 코스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99년 제주도에 본점을 둔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자산규모 10위권의 대형 저축은행으로 키웠다. 그러나 공격적인 확장경영은 부동산 PF대출의 부실을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그는 영업정지 발표 직전에 회삿돈 200억원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체포돼 극적인 몰락의 주인공이 됐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