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노래주점 화재 참사] 직원 6명을 한꺼번에 화마로 잃어… 기수정밀 “어떻게 이런 일이” 침통
입력 2012-05-06 21:50
부산 부전동 노래주점 화재로 숨진 사람들 중에는 한 회사 직원 6명이 회식을 하다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부산 금사동 모 회사 직원들은 스리랑카인 3명을 포함한 근로자 6명을 한꺼번에 잃어 망연자실했다. 직원들은 6일 사고 소식을 듣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회사 근로자 6명은 이날 휴일인데도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출근해 오후 5시 근무를 마쳤다. 이들은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여성 4명이 포함된 지인 6명을 추가로 불러 모두 12명이 이 노래주점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갔던 김지원(24)씨 등 근로자 3명과 가얀(28)씨 등 스리랑카인 근로자 3명, 여성 2명 등 8명은 빠져 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김씨 등 한국인 근로자 3명은 자동차 부품 생산을 담당하는 현장 근로자로 입사 1∼2년차 새내기들이다. 또 회사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얀씨 등 스리랑카인 3명은 지난해 8월과 9월 입사, 생산 보조로 성실히 일해 왔다.
희생자 중 가장 어린 박성범(20)씨의 누나(25)는 “동생이 퇴근한 후 집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나간 후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며 애통해했다. 그녀는 또 “동생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오늘 새벽 3시쯤 병원에 근무하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서야 알았다”며 “경찰이 사망자의 신원 확인을 해놓고도 유족에게는 연락도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회사 손영태 관리이사는 “숨진 근로자들 모두 그동안 너무 성실하게 일해 왔다”며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프고 갑작스런 사고 소식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숨진 스리랑카인 3명은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고향에 송금하고 알뜰하게 생활하는 등 한 가족처럼 지내왔다”며 “모든 직원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휴일인 6일 모두 출근해 피해상황 파악과 함께 대책을 마련 중이다. 회사 측은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직원들을 배치해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장례절차 등을 돕도록 했다.
또 사고소식을 접한 스리랑카 영사관 직원들은 이날 춘해병원과 고신의료원, 백병원 등을 찾아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 회사는 미션 등 자동차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로 종업원 70여명의 유망 중소기업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고용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부산시가 주는 ‘고용우수기업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부산=윤봉학·조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