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위기] ‘여기서 밀리면 죽음’… 막무가내 버티는 당권파
입력 2012-05-06 21:47
통합진보당 운영위원회가 4인 공동대표와 비례대표 전원 사퇴를 권고한 데 대해 당권파 수뇌부는 6일 오전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식적인 반응을 삼가고 있다.
당권파가 운영위에서 격렬한 반대를 했고, 이후 인터넷을 통한 투표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영위 결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벌써부터 이 같은 기류는 포착된다. 당권파 관계자는 이날 언론과의 접촉에서 “전자투표 결정은 절차상 잘못된 것”이라며 “운영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밀리면 죽음’이라는 식의 반응인 셈이다. 당권파 핵심인 비례대표 2, 3번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가 사퇴를 거부하면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
당권파는 일단 당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위 결정을 반박하는 홍보전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비당권파도 재반박하는 등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면서 비속어와 욕설이 섞인 공방이 오가고 있다.
당권파의 주장은 ‘진상 보고서는 총체적 부실이다’ ‘부실 보고서를 근거로 총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개입돼 있다’는 내용이 주류다. ‘nate’라는 ID를 가진 당원은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달성하기 위한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조작보고서”라며 “임시관리자(운영위원)에 불과한 사람들이 주인은 놔두고 마음대로 집을 팔아먹는 ‘심각한 배임’이며 악질적인 ‘권력횡령’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비당권파만 참여한 운영위 인터넷 투표를 날치기로 규정했다. ID명 ‘씐나는 하루’는 “당신들(운영위원)은 권한이 없다. 총투표든 전당대회든 당장 실시해 당원들에게 물어보라”고 주장했다.
당권파는 운영위의 사퇴 권고를 12일 자신들이 다수를 점한 중앙위에서 뒤집겠다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보진영 내에서조차 강한 비판을 받고 있을 정도로 불리한 여론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종파만 독버섯처럼 자란다”고 했고, 소설가 공지영은 운영위를 거론하면서 “공개된 게 저 정도인데 안 보이는 곳에선 어떨까”라며 당권파를 비판했다.
김명호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