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 김종영미술관, ‘기운생동’ 붓터치로 되살린 도시풍경 外

입력 2012-05-06 17:57



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 정직성’ ‘기운생동’ 붓터치로 되살린 도시풍경

다섯 살 때 화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후 한 번도 소원을 바꾼 적이 없다는 정직성(37·여) 작가는 다닥다닥 붙은 연립주택이나 공사 중인 도시 풍경(사진)을 역동적인 붓질로 화폭에 옮긴다. 급속한 도시화와 개발로 이루어진 서울 공간을 걸으며 느낀 이미지를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그렇다고 그림이 칙칙하지는 않다. 붉고 푸른 채색으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려 한다.

다양한 매체가 혼합된 설치작업이 유행하는 미술계에서 작가는 미술의 본질인 순수 회화를 통해 작가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정혜정이라는 이름 대신 정직성이라는 예명을 지었다. 시류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그림을 정직하고 올바르게 그리겠다는 나름의 의미를 붙였다. 잘 팔리던 ‘연립주택’ 시리즈를 버리고 새로운 실험을 시도했다.

신작 50여점을 선보이는 그의 개인전이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6월 14일까지 열린다. 조각전문 김종영미술관이 2004년부터 실시해온 ‘오늘의 작가’ 전시로, 조각 분야가 아닌 회화 작가가 초대되기는 처음이다. 최열 학예실장은 “붓놀림의 ‘기운생동’이 살아있으며, ‘만드는 그림’이 아닌 그린다는 행위의 회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평했다(02-3217-6484).



노화랑 ‘작은 그림 큰 마음’ 문턱 낮춘 화랑… 인기작가 작품 소장기회

그림을 선뜻 구입하기는 쉽지 않다. 조그만 작품 한 점에 1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호가하니 웬만한 사람들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서울 관훈동 노화랑(대표 노승진)에서 10년가량 열린 ‘작은 그림 큰 마음’ 전에는 미술애호가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그림을 사려고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해마다 전시 오픈 전에 일부 작가의 작품이 매진되기도 했다.

9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올해 전시에는 김태호 김덕기 박성민 윤병락 이두식 이석주 이호련 전광영 한만영 황주리 등 인기 작가 10명의 작품이 출품된다. 4호 크기의 그림으로 가격은 작가에 관계없이 한 점당 200만원이다. 이 정도 크기의 작품이면 대부분 300만원 이상 호가하지만 미술시장 저변 확대와 컬렉터 대중화를 위해 저렴하게 책정했다.

물감을 벌집처럼 쌓아올리는 김태호의 ‘내적 리듬’, 얼음에 피어나는 생명력을 표현하는 박성민의 ‘아이스 캡슐’, 사과 그림으로 유명한 윤병락의 ‘가을 향기’, 한국적인 색채가 두드러진 이두식의 ‘잔칫날’, 오래된 바이올린을 활용한 한만영의 ‘재생’, 꽃과 사람이 어우러진 황주리의 ‘식물학’(사진) 등 투자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 관람객을 손짓한다(02-732-3558).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