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합참의장의 직격탄 “나토 미사일기지 공격할 수도”… 미·러 MD협상 교착상태
입력 2012-05-04 18:57
러시아 합참의장 니콜라이 마카로프는 러시아가 동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미사일방어 기지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미사일방어체계(MD) 회의에서 미국과 나토 고위 관료들을 향해 “만약 미국이 계속 밀어붙여 사태가 더 악화된다면 선제적으로 파괴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의 유럽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유럽 내 미사일방어 계획이 이란을 겨냥한 것일 뿐이라는 미국의 주장에 의구심을 보이면서 이 계획이 궁극적으로 러시아의 핵 억제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 왔다.
나토는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과 관련, 러시아와 협력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이를 공동으로 운영하자는 러시아의 요구는 거부했다.
마카로프의 발언이 알려지자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국제관계 및 공공정책 펠(Pell)센터 제임스 루디스는 “공적인 회의 자리에서 이 같은 협박을 하다니 한기가 느껴진다”고 했다. 또 싱크탱크 스팀손센터의 저명한 학자인 배리블레흐만은 “술을 마셨거나 미친 것이 틀림이 없다”고 폄훼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장관 아나톨리 세르듀코프는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 미사일방어계획에 대한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이 막다른 길로 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상호 수용할 만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 공보과는 마카로프 발언에 대한 전화 및 이메일 문의에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타임스가 전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