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 원내대표에 박지원… 고강도 對與공세 나설 듯
입력 2012-05-04 18:47
민주통합당은 4일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에 박지원 최고위원을 선출했다. 그는 4·11 총선 당선자 12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경선에서 결선까지 가는 접전 끝에 67표를 획득해 60표를 얻은 유인태 당선자를 제쳤다.
박 새 원내대표는 국회 개원협상을 진행하면서 다음달 9일 열리는 지도부 선출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를 관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그가 경선 과정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한 점에 비춰볼 때 향후 새누리당과의 개원 협상에서 상임위원장 배정,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청문회 및 특검 관철에 힘을 쏟으며 정국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선을 앞두고 현 정권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강도 높은 공세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여야간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경선 초반에 불거진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 밀약에 대해 반발이 적지 않아 대여 총력대응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내 여러 세력이 이를 두고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저버린 오만하고 구태의연한 ‘담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경선에서 여유 있는 승리를 장담했던 박 원내대표가 힘겹게 승리한 것이 이런 분위기를 증명한다. 대여 투쟁력이 있는 사람을 당선시켜주되 이-박 밀약에 대한 경고를 한 셈이다. 박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과 의원들이 저에게 어떤 경우든 독주, 독선하지 말라는 경고로 황금분할의 표를 줬다”고 평가했다.
임시 전대의 공정 관리도 당면 과제다. 그가 이-박 밀약에 대해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당권 도전자들 사이에서는 그의 행보에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 친노와 호남세력이 상호 협력키로 한 합의가 효과를 발휘해 이해찬 상임고문이 대표에 당선될 경우 당내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이-박 합의에 개입한 문재인 상임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대선주자들도 이런 구도에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당내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 고문의 경우 박 원내대표가 승리했지만 당내 견제세력이 커졌다는 점에서 상처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주자로서의 리더십에 한계를 드러낸 데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지도 않아 대선가도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14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처음 배지를 달았으며 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비서실장을 지낸 ‘DJ 복심(腹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북송금 특검 수사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전남 진도(70) △단국대 경영학과 △미주지역 한인회 총연합회장 △14, 18대 국회의원 △청와대 대변인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최고위원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