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꿈의 풍경 펼쳐진다… 와인드업 하는 박찬호-왼쪽타석에 선 이승엽

입력 2012-05-04 18:50

프로야구 개막직전인 지난달 3일 열린 미디어 데이 행사장. 박찬호는 이승엽과의 대결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투수니까 내가 우위에 있다. 홈런을 맞을 바에야 차라리 볼넷으로 거르겠다”고 말했다. 지고 싶지 않다는 노련한 박찬호의 화술이 돋보였다. 이승엽도 물러서지 않았다. “10번 나가서 3번을 쳐야하는데 꼭 (박 선배를)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9·한화)와 ‘아시아홈런왕’ 이승엽(36·삼성)이 5일 어린이날 역사적인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이들은 지난해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함께 뛰던 시절 자체 청백전에서 2경기 동안 3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이승엽이 모두 외야 뜬공에 그쳐 박찬호가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정규리그 공식경기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이저리그 아시아투수 최다승(124승)에 빛나는 박찬호와 아시아 최다홈런(56개)을 쏘아올린 이승엽이 겨루는 꿈의 맞대결이다.

삼성과 한화는 4일부터 대구구장에서 3연전을 갖는다. 5인 로테이션을 유지하고 있는 한화의 선발등판 일정대로라면 박찬호는 5일 등판이 유력하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이 5일 휴식을 보장해준다면 6일 등판할 수도 있다. 왼쪽 어깨 통증으로 3일 경기에서 제외된 이승엽은 부상정도가 경미해 5일이든, 6일이든 출장 가능하다.

박찬호는 올 시즌 선발 4경기 동안 1승1패 평균자책 2.91을 기록했다. 승운이 별로 없었고 힘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곁들이는 커터와 슬라이더가 낮게 깔리면서 땅볼 유도가 많았다. 게다가 이승엽 같은 좌타자에겐 피안타율이 0.184에 불과했다. 하지만 투구수 80개 정도를 넘기면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게 흠이다.

이에 맞서는 이승엽은 3일 현재 타율 0.382, 5홈런, 26개안타를 기록했다. 타격 2위에 홈런 공동 3위, 최다안타 2위다. 찬스에 특히 강해 득점권 타율이 무려 0.471(3위)을 기록 중이다. 수준 높은 일본 투수들을 8년간 상대했던 관록이 묻어나는 타격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한편 두산과 LG의 ‘어린이날 잠실 정기전’도 관심거리다.

양 팀은 1996년부터 매년 어린이날이 되면 치열한 3연전을 펼쳐왔다(1997년·2002년 제외). 역대 전적은 두산이 23승17패1무로 LG에 조금 앞서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한 팀이 3승을 독식한 게 눈길을 끈다. 지난 2년간은 양 팀이 2승1패씩 나눠 가졌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