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30쌍 가슴 뭉클한 합동결혼식… ‘꿈의 웨딩드레스’
입력 2012-05-04 18:26
‘꿈의 웨딩드레스’(KBS1·6일 밤 10시30분)
어렵던 시절 가족들을 부양하느라 결혼식은 사치였다. 웨딩드레스는 꿈에도 꾸지 못했다. 변변한 결혼사진 한 장 없이 40여년을 지내왔다. 집안의 반대로 물 한 그릇 떠다 놓고 서로 절한 것이 예식의 전부이기도 했다. 이런 애절한 사연을 안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아온 우리네 부모님 30쌍의 가슴 찡한 합동결혼식이 어버이날 특집으로 방송된다.
60세 이상 노부부 30쌍의 합동결혼식은 그들에게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생애 꼭 한 번 입고 싶었던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으로 입장하는 부부들. 새로 시작하는 남녀의 설렘은 아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며 한발 한발 내딛는 잔잔한 떨림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60명 신랑 신부와 아들, 딸, 며느리, 사위에 손자손녀까지….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웃기도 하고,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함께 울기도 했던 결혼식장.
노부부들의 애절한 사연은 각각 달랐다. 양한수(65)씨는 뇌출혈로 쓰러져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살아난 아내 이정숙(61)씨를 위해 웨딩촬영에 임했다. 시각장애 1급으로 왼쪽 눈은 보이지 않고 오른쪽 눈도 실명위기인 김봉환(77)씨의 마지막 소원은 웨딩드레스 입은 아내 최정자(70)씨를 보는 것. 그래서 김씨는 결혼식 내내 아내의 아름다운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30쌍 부부들의 웨딩촬영 현장, 결혼식 전날 밤의 설렘, 첫 웨딩드레스와 합동결혼식 현장 등을 제작진이 카메라에 담았다.
박정태 기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