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트만 교수-박종화 목사 대담… “21C 기독교 주 테마는 생명·정의·평화”

입력 2012-05-04 18:24


위르겐 몰트만 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가 최근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박종화(서울 경동교회) 목사를 만나 다양한 신학적 주제와 한국교회 현안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희망의 신학’을 주창하며 현대 신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온 대 신학자와 한국교계의 실천적 지성으로 널리 인정받는 목회자의 만남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몰트만 교수는 1970·80년대 박 목사가 독일 뷔르템베르크교회 총회 및 선교국 협동선교사로 재직할 때와 튀빙겐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때 도움을 준 적이 있다. 사제간의 만남이기도 한 셈이다.

몰트만 교수는 이 자리에서 “한국교회가 공공성과 책임감을 요청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시대정신과 공공영성을 갖고 평화·정의의 실천자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생명 정의 평화는 21세기 기독교가 혼신의 힘을 다해 주력할 테마”라면서 “한국교회도 평화통일과 사회정의 문제에 있어 종말론적 기다림, 헌신적 참여의 자세로 희망의 윤리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몰트만 박사는 또 “교회가 공공신학으로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양심적인 목소리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에 잘못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회개하고 사회의 소금과 빛으로서 공적 교회성을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적 복지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보편적 복지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진정한 복지는 산술적 평균에서 복지가 아닌 기회균등이 실현되는 복지에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