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천의 33나라 지구별 비전트립] (31) 브라질 상파울루편
입력 2012-05-04 18:16
브라질 다음세대여! 열방 향해 복음의 슛을 쏴라
삶 속으로 축구와 문화 통해 꿈과 비전을 제시하다
해질녘 야간 버스를 타고 상파울루로 향했다. 울창하고 풍성한 나무들과 삼림이 무척 아름다웠다. 점점 도시로 들어가자 작은 산과 언덕에 집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곳곳에 펠레 및 카카 등 유명한 브라질 축구선수들이 광고판에 등장하는 것을 보며 역시 축구의 나라임을 느낀다. 브라질 사람은 풍요의 땅에 살면서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다. 적토라고 하여 땅이 붉고 기름져 1년에 3모작, 4모작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삶을 즐길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있다고 한다. 그들이 축구를 잘하는 이유도 축구를 즐기면서 하기 때문이 아닐까? 앞으로 브라질은 2014년에 월드컵, 2016년에 올림픽을 치르며 세계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상파울루에 도착하여 곳곳을 방문하였다. 이 도시 이름의 뜻은 ‘사도 바울’이다. 그래서 도심광장엔 대형 교회 앞에 바울의 동상이 있다. 이곳은 남미 최대의 도시답게 화려한 빌딩 숲과 거리엔 생기가 넘쳤다. 하지만 이렇게 발전된 브라질의 이면엔 어두움이 존재하고 있다. 브라질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18세 미만이며 그중 다수가 위기에 처해 있다. 1000만 명 가량의 아이들이 거리에서 생활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중 수많은 아이들이 파벨라(브라질의 슬럼가)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브라질의 모든 도시마다 파벨라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 불법 지역에는 폭력과 범죄가 범람하며 아동들은 마약 남용과 질병, 매춘에 시달리며 범죄 조직에 혹사당하며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브라질의 교회는 성장하고 있지만 어린이와 젊은이를 위한 사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라고 한다.
상파울루 도심외곽에도 이런 빈민가는 넘쳐난다. 14세 소년 산토는 이곳 상파울루 빈민가에 산다. 파벨라의 판자촌에 사는 이 소년은 부모님이 계시지 않고 가족의 돌봄을 받지 못한다. 학교에도 갈 수 없는 상황에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과자판매와 구두닦이 등 허드렛일을 하며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이런 산토의 삶에 유일한 행복이자 꿈과 소망은 축구이다. 빈민가 친구들과 틈만 나면 볼을 차며 일상에 찌든 모든 어려움들을 날려 보낸다. 비록 찢어진 유니폼과 구멍난 운동화를 신고 달리지만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슬럼가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축구선교를 하는 한국인 K선교사님은 이곳 브라질에서 축구만큼 영혼의 문을 열어 복음을 전하기 좋은 것이 없다고 한다. 그는 이 상파울루 빈민가에서 산토를 포함한 가난하고 방황하는 청소년을 모아 축구팀을 만들었다. 그리고 말씀으로 훈련하며 왜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 왜 축구를 해야 하는지 배워 나간다. 무엇보다 앞으로 있을 청소년 축구대회를 준비하며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산토를 비롯한 이 축구팀의 아이들은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과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호나우두나 카카처럼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을 꿈꾼다.
아울러 이곳 상파울루에는 ‘쿰’이라는 청소년 선교센터가 있다. 이곳은 브라질의 한인 2세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 공간이자 쉼터이다. 1층은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 2·3층은 스튜디오, 작업실, 아울러 춤과 악기 연습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으로 되어 있었다. 선교사님은 이곳에서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예배드리고 세미나도 하고 문화 공연도 하면서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소통하며 많은 것을 배워 나가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아울러 음악 및 미술작업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이 땅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 나가고 있다. 남미 지역의 디아스포라 한인 2세들이 대부분 이곳의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참하나님을 만나지 못하고 방황하고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쿰은 그들이 문화와 예술, 창조를 통해 참하나님을 만나고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 브라질과 남미의 차세대 부흥을 위한 전초 기지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브라질 땅에 있는 한인 2세 청소년들은 브라질과 남미선교를 위한 중요한 자원이자 미래입니다. 이들이 현재 브라질의 빈민가 청소년들과 신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현지 청소년들과 하나 되어 남미선교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선교란 겸손함입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성육신을 입으신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내가 많은 능력과 소유, 문화적 우월성을 가져서 미개하고 무지한 민족에게 원조하듯 주는 탁월성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그들 삶에 들어가 먹고 마시고 함께 사는 적합성입니다. 이 아이들이 선교의 진정한 의미를 가지고 배우고 준비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이곳을 섬기고 있는 박지범 선교사님의 말이다.
오늘도 가난 가운데 볼을 차며 꿈을 향해 달리는 파벨라의 아이들, 또 문화를 통해 하나님의 비전을 가진 한인 2세 아이들. 그들이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승리하도록 우리가 기도로 응원해야 할 때이다.
(브라질 선교문의 상파울루 ‘쿰’ 박지범 선교사/soobrazil@hanmail.net)
■ 말씀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
■ 기도제목(브라질 슬럼가와 다음세대를 위해)
- 슬럼가인 파벨라에서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다음세대 청소년들이 희망을 갖도록
- 브라질빈민가에 축구를 통한 복음선교사역으로 인해 더 많은 열매가 맺어지도록
- 쿰선교센터에서의 사역을 통해 남미의 한인 2세 다음세대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며 꿈과 비전을 선사하도록
■ 이준천 작가
대학과 대학원 시절 예수전도단에서 훈련을 받은 후 직장생활을 하다 비전트립을 시작했다. 1년 4개월 동안 33개 국가 150개 지역을 선교여행했다. 현재 작은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강동온누리교회의 청소년부와 예배팀, 아프리카 선교팀을 섬기고 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 졸업.www.alltheheave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