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세력, 시위대 공격 20여명 사망… 대선 앞둔 이집트 대혼란

입력 2012-05-03 19:37

이집트에서 역사적인 대선을 불과 3주 앞두고 최악의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대선 후보는 유혈충돌로 유세를 중단하는 등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다.

이집트 일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에서 발생한 시위대와 무장괴한의 유혈 충돌로 유세 활동을 중단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3일 보도했다.

이슬람주의자인 압델 모네임 아불 포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가는 평화로운 시위를 보장해야한다”며 선거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단체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로 내세운 모하메드 무르시는 시위대와 연대하는 뜻으로 48시간 선거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당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 집권 군부를 비난하며 선거는 예정대로 오는 23∼24일 치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군 지지세력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이 카이로에 있는 국방부 앞에서 연좌농성 중이던 이슬람 시위대를 공격해 최소 20명이 숨졌다고 BBC가 보도했다. 무장괴한은 실탄 화염병 벽돌 최루탄 칼 등으로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국방부 앞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졌지만 군과 경찰은 사건 발생 6시간이 지난 뒤에야 진압에 나섰다. 이 때문에 무장 세력과 군이 연계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시위대는 최근 모친의 이중국적 문제로 후보 자격이 박탈된 하젬 아부 이스마일의 지지자들로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군최고위원회(SCAF)를 비난해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