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섬 시민 돈으로 사자”… 日, 캠페인 5일만에 10억원 모금 ‘큰 호응’

입력 2012-05-03 19:37

일본 극우의 아이콘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추진하고 있는 일·중 분쟁섬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매입 자금 기부 운동이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다.

기부금이 운동 시작 5일 만에 5000명으로부터 7600만엔(약 10억7000만원)이 걷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그간 개인이 소유한 이 섬을 임대해서 사용해왔는데 임대기간이 3월로 종료됐다. 이에 이시하라 지사가 민간펀드로 매입하자는 제의를 한 것. 이는 가뜩이나 센카쿠열도 문제로 신경이 곤두선 중국 정부를 자극했지만, 일본 내에서는 이처럼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은 2010년 가을 센카쿠열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 충돌 사건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후지 타츠오 도청 관계자는 “섬 구매용 펀드가 시민의 기부로만 채워질지, 도 예산이 일부 포함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이는 도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섬 소유주는 매각에 호의적이다. 섬 소유주인 쿠리하라 쿠뇨키는 “가장 큰 장애는 가격 산정 문제”라면서도 “우리 형제가 가장 우선을 두는 건 섬을 일본의 주권 하에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센카쿠열도 매입 기금 모금 캠페인에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일부에선 시민 세금이 극우의 어젠다에 쓰이는 것에 반대한다. 니케이 비즈니스는 최근 사설에서 이 캠페인이 중국을 자극시켜 국제 이슈화될 경우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