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축구사 다시 쓰고 호날두는 리그 우승잔치

입력 2012-05-03 19:17

세계축구를 쥐락펴락하는 리오넬 메시(25·FC 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레알 마드리드)의 ‘세기의 대결’에서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호날두가 4년 만에 레알 마드리드에 우승컵을 안긴 날, 이에 질세라 메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유럽축구 한 시즌 최다 골(68골)을 기록했다. 스페인을 뜨겁게 달궜던 프리메라리가도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축구천재’ 간의 자존심을 건 득점왕 경쟁이다.

◇유럽축구사 새로 쓰는 메시=메시는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캄프 누에서 열린 2011∼2012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말라가 CF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9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팀의 4대 1 승리에 앞장섰다. 그는 1-1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전반 35분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넣었고, 후반 14분에 다시 한 번 페널티킥을 차 넣어 추가골을 터트린 후 5분 뒤에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 골로 메시는 유럽 축구 공식 경기(프리메라리가·국왕배대회·챔피언스리그)에서 68골을 기록하면서 독일 ‘폭격기’ 게르트 뮐러가 지니고 있던 1972∼1973 시즌 유럽축구 최다 골(67골)을 넘어서며 신기록을 세웠다. 메시는 유럽축구 57경기에서 28어시스트도 기록하고 있어 대망의 100개의 공격 포인트(현재 96개) 달성도 눈앞에 뒀다. 여기에 2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프리메라리가에서 현재의 46골을 넘어 ‘50골’ 고지에 오른다면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게 된다.

◇우승컵 안은 호날두=메시의 대기록 달성 2시간 후 호날두는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아슬레틱 빌바오와의 원정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려 팀의 3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승리로 승점 94점(30승 4무 2패)을 기록해 바르셀로나(승점 87점)와의 승점 차이를 7점으로 유지하며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마드리드는 2006∼2007시즌과 2007∼2008시즌 연속 우승 이후 3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4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오면서 프리메라리가 통산 32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마드리드는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승점 100점으로 프리메라리가 역사상 최다 승점 기록(현재 바르셀로나 99점)도 깨게 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12분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지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바이에른 뮌헨전 악몽을 떠올리는 듯 했으나 곧바로 4분 뒤 곤살로 이과인이 선취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갔다.

이어 전반 20분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메수트 외질이 추가골을 터뜨렸고, 후반 4분 샤비 알론소의 코너킥을 호날두가 머리로 받아 넣어 완승했다. 호날두는 리그 44골을 기록하며 메시(46골)를 다시 추격하는 입장이 됐다.

레알 마드리드를 2년째 이끌고 있는 조세 모리뉴(49) 감독은 최근 10년 사이 이탈리아 리그를 비롯해 7번의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의 이탈리아, 포르투갈, 잉글랜드, 스페인리그를 석권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감독으로 기록됐다.

곽경근 기자 kkaw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