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 합동토론회

입력 2012-05-03 19:09

이낙연 “정치9단 2명, 18단 아닌 18년전으로 후퇴”

박지원 “절차문제는 죄송… 정권교체위해 마이웨이”


민주통합당의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 자리를 노리는 후보들이 경선을 하루 앞둔 3일 한자리에 모였다.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유인태, 전병헌, 이낙연, 박지원(이상 기호순) 후보는 서로 자신이 최적임자라며 열변을 토했다. 박 후보는 “12월 대선을 위해서는 대여 공격력을 지닌 강력한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고 나머지 세 후보는 연합전선을 펴며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을 ‘담합’이라고 몰아붙였다.

유 후보는 “총선 실패 이후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 과정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박 후보를 공격했다. 전 후보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뻔한 결과를 보여준다면 다시 (당이) 외면당할 것”이라며 “‘나를 따르라’ 식의 군림하는 지도력은 안 된다”고 가세했다. 이 후보 역시 “정치 9단 이해찬 상임고문에 또 다른 9단 박 후보를 더하면 18단이 아니라, 18년 전으로 되돌아간다”고 비꼬았다. 이에 박 후보는 “(이-박 연대론을 처음 제기할 당시) 절차상 문제는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도 “어떠한 경우라도 연말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 나는 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후보 간 상호토론에서도 박 후보 대(對) 세 후보 구도로 칼날이 선 질문들이 오고 갔다. 전 후보는 박 후보에게 “성공한 원내대표였다고 하는데 대여협상에서 속수무책으로 날치기 당한 사례가 많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에 박 후보는 “전 후보는 그때 정책위의장으로 함께 일했다. 돌멩이를 앞으로 던져야지, 옆으로 던지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박 후보는 이 후보가 “4년 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왔다. 앞으로 다른 분들이 이럴 때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대북송금 문제로 옥고를 치렀는데 아픈 상처를 건드리니 유감스럽다. 그때도 내 뼛속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내 운영전략을 발표하는 순서에서는 전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 대 새누리당’ 틀이 아니라, ‘국민 대 새누리당’ 틀로 싸워야 한다”고 말했고 이 후보는 “정권심판만 외쳐선 정권교체를 못 한다. 국가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의회가 제 기능을 찾고 원외로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는 “중간에 자리를 뜬 분이 적은데, 박지원이가 뭇매를 맞는 게 관심 있어서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토론회는 당선자 60여명이 지켜봤다.

한편 초선 당선자 21명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박 연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민주당 혁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에서 “가치와 노선이 아닌 ‘구도짜기’에 기초한 원내대표 및 당 대표 선출은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걱정스럽다”며 “정치적 역동성이 절실한 시점에서 이에 거스른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