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출마 선언… 쇄신파 “친박성향 당대표 도움안돼”

입력 2012-05-03 19:09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원유철 의원, 김태흠 당선자가 3일 오는 15일 치러지는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우택 당선자도 4일 출마 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황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 화합에 힘쓰겠다”며 당 화합, 국민 눈높이에 맞춘 개혁 추진, 국민행복 실현 등 3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또 대선 후보 경선 관리와 관련, “당헌·당규에 따라 엄정중립을 지키며 불편부당하게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원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박(親朴) 비박(非朴)도 아닌, 친민(親民)만이 당이 나아갈 길”이라며 ‘수도권 젊은 대표론’을 주창했다. 김 당선자는 회견에서 “초선으로서 당에 변화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충청권 대표를 자임했다.

황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확실한’ 친박계로 분류되지 않는다. 하지만 원내대표 활동을 하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선에서 사실상 친박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의 기자회견 직후 출마를 고심하던 친박계 핵심 유정복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지금 제가 전대에 나가야만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장 당내에서는 친박계가 대표로 황 원내대표를 밀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까지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의원은 황 원내대표를 비롯해 친박계의 유기준 의원과 친이계의 원 의원과 심재철 의원, 그리고 충청권 출신 김 당선자 등이다. 비박 그룹에서는 물밑에서 후보 단일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쇄신파에서는 “친박 성향 당 대표로는 12월 대선에 도움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두언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유력 대선주자 눈치나 보는 사람이 당 지도부가 되면 당뿐 아니라 그분(박 위원장)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 원내대표의 회견 직후 올려진 이 글은 ‘대선 주자의 눈치나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적시하진 않았지만, 친박계 지원을 받는 황 원내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또 “총선을 앞두고 박 위원장은 재창당을 뛰어넘은 쇄신을 약속했고, 소위 쇄신파들은 정치선진화를 위한 중앙당 폐지를 강력히 주장했다”면서 “박 위원장은 중앙당 폐지 문제를 시간을 두고 검토하자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검토는커녕 당 비대위가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전대준비위원회는 “전당대회를 돈 안 들이고 조용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게 치른다”는 원칙 아래 관례적인 지역 순회 합동연설회를 없앴다. 대신 후보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1박2일 일정의 ‘쓴소리 듣기 투어’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날 남경필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김명호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