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손상·비만 유발 어린이 음료 주의보

입력 2012-05-03 18:56


어린이들이 유해 상품에 둘러싸여 있다. 어린이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수 상당수가 치아손상과 비만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일부 완구용품에 납 등이 검출돼 리콜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음료 17개 제품의 pH(산도), 당 함량 등을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이 치아손상 가능성을 지녔고 일부에서는 비만을 초래할 정도로 당분 함량이 높았다고 3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결과를 한국형 컨슈머리포트인 스마트컨슈머 사이트를 통해 발표했다.

먼저 산도 측정에서는 17종 모두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pH 2.4∼3.3)와 유사한 수준인 pH 2.7∼3.8로 측정됐다. pH가 낮다는 것은 산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pH가 5.5 이하 상태로 지속하면 치아 보호막인 에나멜 층이 손상돼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조사 음료 중에는 ‘로보카 폴리 포도’가 pH 2.7로 산도가 가장 낮았다.

코카콜라음료㈜의 쿠우오렌지(38g), ㈜농심의 카프리썬 오렌지맛(23g), ㈜상일의 유기농아망오렌지(21g), 조아제약㈜의 튼튼짱구(20g) 등 4개 제품은 1병당 당 함량이 17g을 초과해 어린이 비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단백질 함량이 2g 미만이면서 당 함량이 17g을 초과한 제품은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분류된다.

또 마시고 남은 음료를 상온(25도)에 장시간 보관하면 변질해 배탈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17종 가운데 13종이 손으로 잡아 올린 뒤 빨아 마시고서 다시 닫을 수 있는 피피캡 뚜껑으로 돼 있다. 이런 음료를 마실 때 침이 내부로 들어가 상온에서 4시간 이상 보관하면 세균이 크게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료수 외에 어린이들이 갖고 노는 용품들에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기술표준원은 이날 어린이용품 16종 498개 제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완구 등 어린이용품 17개에 대해 리콜 조치한다고 밝혔다. 기술표준원은 완구와 보행기, 비비탄총 등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되거나 안전성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리콜대상 제품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납 등 유해물질이 검출된 인형, 장난감 로봇 등 완구류, 뒤로 넘어질 수 있는 유모차, 프레임이 파손된 인라인스케이트 등이다. 기술표준원은 이 조사결과를 제품안전포털시스템(www.safetykorea.kr)에 공개한 뒤 대한상공회의소 위해상품차단시스템에 등록해 판매를 못하게 할 방침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