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총회 100주년 신학정체성 포럼… “보수 원칙 아래 포용과 섬김 전문·순수의 리더십 갖춰야”
입력 2012-05-03 18:22
예장 합동(총회장 이기창 목사)이 총회설립100주년기념 신학정체성 포럼을 개최하고 지난 1세기의 신학을 재점검하고 교단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3일 경기도 용인 총신대에서 열린 포럼에서 예장 합동이 보수주의 신앙이라는 분명한 원칙아래 포용성과 섬김으로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북한교회의 지도력 양성, 총회 제도 정비, 전문성·순수성을 지닌 리더십 구성, 세계교회와의 연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즉 예장 합동이 1세기 역사성을 기반으로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날 김길성 총신대 조직신학 교수는 “한국장로교회는 미국선교사의 영향으로 초창기부터 보수주의 신학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면서 “그러나 교단은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자유주의 신학의 도전을 받게 됐고 박형룡 박사 등 신앙선배들이 보수신앙을 지키며 대형교단으로 성장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단이 역사적 개혁주의 전통, 정통 칼뱅주의, 청교도 장로교신학의 터 위에서 새 시대를 개척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단의 불합리한 제도를 정비하고 교회 연합운동에서 겸손하게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차남 전 총회장(부산 온천제일교회 원로목사)은 “예장 합동이 1만1400여개 교회가 소속된 대 교단으로 성장한 만큼 노회경계의 명확한 구분과 정치적 욕구수요를 해소하기 위한 대회제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교계 연합 사업에서 기준과 원칙을 갖고 ‘분리’를 외치기보다 ‘연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목사는 “예장 합동은 이제 대 교단으로서 군림하려고 하기보다 한국교회에 대한 무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라면서 “패권적 리더십이 아닌 귀감이 되는 리더십으로 교계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하며 겸손하게 섬김의 자세로 대내외적 사명을 수행하자”고 조언했다.
김성태 총신대 선교신학 교수도 “비성경적 사이비 신학사조와 자유주의 신학의 침투를 적극 경계해야 하며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 수급계획을 하루빨리 세워야 할 것”이라면서 “명실상부한 장자교단이 되기 위해 포용력 있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원(서울 서현교회) 목사는 “한 세기의 역사를 지닌 총회가 한국교회 선도교단이 되기 위해선 총회 지도력이 순수해야하며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일웅 총신대 총장은 “교단은 신학적으로 맥을 같이 하는 세계교회와 유대관계를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점을 깊이 반성하고 향후 추진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기창 정준모 황규철 고영기 목사 등 교단 주요 인사와 총신대 교수, 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용인=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