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잇는 신앙, 부모가 만든다”…서울 영락교회 이철신 목사의 '원포인트 교육철학'

입력 2012-05-03 17:18


[미션라이프] “자녀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신앙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책상 앞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늘 불안했고 오로지 성적으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면서 부모의 욕심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영락교회 박모 집사의 간증문 중에서).”

이처럼 많은 크리스천 부모들은 자녀의 신앙교육에 무관심하다. 자녀를 교회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 자녀의 신앙 교육에 대한 부모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런 면에서 서울 저동 영락교회의 노력은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락교회는 요즘 교회학교의 체질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차세대 자녀들을 신앙 안에서 바로 길러내는 데 모든 역량을 쏟으면서 질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2007년 ‘교육혁신위원회’라는 TF팀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철신 담임목사의 결단이 컸다. 평소 교회학교 교육에 관심이 많던 이 목사는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교육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목사는 10명의 전문사역자를 배치했다. 교회학교 침체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를 제대로 양육할 수 있는 체계를 세우도록 했다.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면담을 실시했고, ‘영락교회 교회교육 진단과 개선 방안에 관한 보고서와 백서를 네 차례나 냈다. 교회학교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국내외 20개 교회와 기관에 탐방팀을 파견하기도 했다.

4년여 이런 노력의 결과로 영락교회는 제대로된 교육시스템과 철학을 세울 수 있었다. 핵심 내용은 바로 ‘교회와 가정의 연계-부모를 자녀의 신앙훈련에 동참시켜야한다’는 것. 이를 위해 일명 ‘원 포인트(한 초점) 교육’ 시스템을 기획했다.

특징은 예배와 소그룹, 교회학교, 가정을 하나의 주제로 연결한다는 점이다. 주일예배에서 제시한 하나의 주제를 소그룹이나 교회학교, 가정에서 이어지도록 했다. 또 가정과도 연계해 주일에 들었던 설교 및 교육 주제가 가정에서 지속되도록 했다. 가정과의 연계를 중시하는 이유는 ‘부모의 변화와 협조 없이 교회 교육만 바뀌어서는 그 효과를 낼 수 없다’는 이 목사의 철학 때문이다. 교회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예배와 주중 신앙교육 패키지를 제공함으로써 신앙교육이 가정까지 이어지도록 했다.

성경공부 교재인 ‘위드(With)’와 ‘애플’(Apple)도 만들어 보급하기 시작했다. 교인들은 이 교재를 활용해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 또 부모초청예배 등을 통해 부모들을 자녀의 교육현장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영락교회는 다음달 29∼30일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와 공동으로 ‘제2회 희망 기독 학부모 축제’를 열어 다시 한번 올곧은 교회교육 시스템을 제시할 계획이다. 영락교회 교회교육원 실무총괄 함승수 목사는 “자녀 신앙교육의 주체는 교회가 아닌 부모”라며 “대를 잇는 신앙은 부모들이 만든다. 자녀의 신앙성장을 위해 부모들이 적극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