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정한 모습 만나는 佛 소설 ‘자세히 읽기’… ‘프랑스 현대 소설의 탄생’
입력 2012-05-03 18:13
프랑스 현대 소설의 탄생/김화영 (돌베개·1만5000원)
프랑스 현대소설의 기원인 ‘적과 흑’(1830)의 작가 스탕달은 “소설이란 어떤 길을 따라서 이동하는 하나의 거울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예술원 회원인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우리는 이 말 속에서 ‘거울’만이 아니라 ‘길을 따라서 이동하는’이라는 현재진행형 동사가 함축하는 현재의 즉흥성과 시간과 역사가 강요하는 생성 변화와 사회적 이동성의 함축에 특히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세계 문학에서 차지하는 프랑스 문학의 자리는 무엇을 쓸 것인가에 못지않게,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리얼리즘의 자각을 심화시킨 데 있을 것이다. 소설의 심화는 자아의 심화와 맞물리게 마련인데 이에 기여한 프랑스 작가로 그는 스탕달, 발자크, 귀스타브 플로베르, 에밀 졸라, 마르셀 프루스트, 그리고 알베르 카뮈를 꼽는다. 이들은 모두 소설을 쓰는 동시에 ‘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작가들이다. 이들의 작품을 깊이 읽는다는 것은 소설의 범주를 넘어서는 일이다.
소설은 인식의 한 수단이지만 지식이 아니라 직접적인 언어 경험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삶의 진정한 모습을 만나게 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의 내용을 보완 정리했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