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영희 교수의 ‘사랑과 문학 이야기’ 강의록…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입력 2012-05-03 18:13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장영희 (예담·1만2800원)
“오랜 세월 짝사랑이 쌓이면 분명 그 사랑에는 응답이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보상에 연연해서 남의 눈에 들기 위해 자신을 버리는 사랑의 거지가 되지 말고 열심히 짝사랑하십시오.”
3년 전 타계한 영문학자 장영희 교수가 어느 여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한 말이다. ‘문학전도사’이자 ‘희망전도사’로 불렸던 저자가 생전에 삶과 사랑, 그리고 문학에 대해 청춘들에게 들려줬던 강의를 묶은 책이다. 글과 달리 말은 늘어지게 마련인데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다.
재미있는 일화들과 연결시켜 삶에 있어서 문학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글쓰기의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영문학과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언도 담았다. 또 20대 여성들에게는 ‘의존하지 않는 네 삶의 목표를 세우라’고 다그치기도 한다.
다리가 불편했지만 그래서 더 책을 많이 읽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던 그녀. 완쾌된 줄 알았던 유방암이 척추로 전이됐을 때도 문학의 힘이 허상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 다시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던 그녀의 호흡이 그대로 느껴져 살갑고, 그래서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