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천광청 사건] 천, 클린턴과 통화중 “당신에게 키스해주고 싶다”
입력 2012-05-02 23:45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 피신해 있던 시각장애인 인권 변호사 천광청 처리 문제를 조율하기 위해 미국에서 급파한 협상팀에는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와 헤럴드 고(한국명 고홍주·사진) 국무부 법률고문이 포함됐다. 교포 2세인 고 고문은 예일대 로스쿨 학장 출신의 유명한 인권법 전문가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천광청이 6일간 미 대사관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문제로 미·중 협상팀이 대화를 나눌 때 이들 두 사람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고 대사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천광청은 대사관을 나와 병원으로 가는 길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그는 서툰 영어로 “당신에게 키스해주고 싶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클린턴 장관도 성명서를 통해 “오늘 그와 말할 기회가 있어서 기뻤다. 그가 아내와 아이들과 재회한 걸 축하한다”고 말했다. 천광청은 병원에서 부인 위안웨이징과 10세 아들, 6세 딸과 재회했다. BBC방송은 “천광청과 그의 아내 모두 각각 아들과는 수년간 떨어져 있었다”며 “실로 아주 긴 이별 후의 재회”라고 전했다.
클린턴은 “천광청이 중국 정부로부터 안전한 곳에서 학문 정진을 포함해 자신의 미래와 관련 몇 가지 이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NYT는 “천광청이 법률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대학에 등록하도록 허가를 받을 것”이라면서 “그가 몇 개 대학 중 하나를 고를 예정”이라고 미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천광청 탈출사건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관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신문 대기원시보(大紀元時報)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천광청 탈주 성공은 운과 우연만이 절대로 아니고 원 총리의 사람이 천광청을 감시하는 사복 공안 일부에 손을 쓰는 등 상당한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천광청이 나름대로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기도 했지만, 원 총리의 지시를 받은 사람이 감시공안을 포섭해 천광청에게 도주를 감행할 수 있다며 대략적인 시간을 알려준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