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희망도 사라졌다… 르펜 “佛 대선 결선투표서 백지투표” 선언

입력 2012-05-02 19:05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6일(현지시간) 치러질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기권을 의미하는 ‘백지투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결선에 오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 누구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르펜은 1일 파리 오페라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사르코지와 올랑드 누구도 우리를 구할 수 없다”며 “사르코지가 프랑스를 도탄에 빠뜨리고 국가 주권을 유럽연합(EU)에 너무 많이 넘겨줬다”고 비난했다.

이어 “나는 백지투표를 할 것이다. 이것이 내 결정이다. 여러분은 양심에 따라 각자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의 사실상 ‘킹 메이커’인 르펜이 극우 공약을 내건 사르코지를 공식 지지하지 않음에 따라 사르코지의 재선 가능성도 멀어졌다고 BBC가 보도했다. 르펜이 지지자들에게 각자 결정하라고 했지만, 사실상 기권을 유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보수파인 사르코지는 1차 투표에서 르펜을 지지했던 640만명 극우파의 표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조사에서 르펜을 지지한 유권자의 44%만이 결선 투표에서 사르코지를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38%는 기권, 18%는 올랑드에게 투표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전문가들은 사르코지가 이기려면 르펜 지지자 중 80%의 지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랑드는 최근 조사에서 사르코지를 6∼10% 앞서고 있어 그의 승리가 더욱 유력해졌다.

르펜은 지난달 22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17.9%를 득표해 3위에 올랐다.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창당 이후 가장 선전한 것이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