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보고서 “경기불안 우려, 부동산시장 침체 주범”

입력 2012-05-02 19:08

최근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집을 살 능력이 없는 것보다는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 주거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열악하고 소득계층 간 주거수준의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2년 1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 및 정책 현안 요약’ 보고서에서 “부동산시장 매수세가 부진한 원인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 가구 수 감소, 불확실성 증대 등에 의한 ‘부정적 향후 전망’이 ‘구매능력의 부족’ 등 다른 이유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지난해 유럽재정위기, 고물가에 따른 가처분 소득 증가 둔화 등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경기불안에 대한 우려가 부동산 시장 침체를 야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도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택경기의 후행지표인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 1분기 전국적으로 1만2220호로 지난 10년간 분기당 장기평균(2만5188호)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고 아파트 거래량 또한 지난해 4분기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전국은 -26.8%, 서울은 -40.2%의 급락세를 보였다.

KDI는 주택 가격에 대해 “평형별로는 중·대형 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낮고 미분양물량도 적은 반면 소형 주택은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높은 상승률을 지속하던 전세가격은 최근 상승률의 둔화 또는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가점유비율은 54.2%로 프랑스(56.0%), 일본(61.2%), 미국(68.2%), 영국(70.5%)보다 낮았고 1인당 주거면적도 22.8㎡로 40㎡ 안팎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주거수준의 양극화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05∼2010년 전체 가구의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은 4.93배에서 5.21배다.

하지만 저소득층(중위소득의 50% 이하 계층)은 같은 기간 11.09배에서 15.46배로 격차가 훨씬 커졌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