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성령의 법

입력 2012-05-02 18:40


로마서 7장 25절∼8장 2절

저는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 좋아서 기쁨에 못이겨 신학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신학을 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더 깊이 깨닫게 되니 더 기뻐하고 감사해야 하는데 오히려 마음이 더 어두워졌습니다. 성경을 더 깊이 알고 보니 전에 죄로 여기지 않았던 것들이 큰 죄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선하시고 하나님 말씀도 선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저도 선하게 살고 싶은데, 자꾸만 죄가 저를 사로잡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후,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저의 삶은 이상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괴로웠습니다. 평안과 기쁨을 주시는 예수님을 믿었으니 늘 평안과 기쁨 속에 살아야 하는데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오히려 훨씬 더 괴로워진 것입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고통도 크게 받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님 말씀대로 살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우울증이나 다른 병에 시달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마음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첫째는 이상을 없애는 방법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덮어버리든지, 말씀을 듣더라도 내 자신이 좋아하는, 코드가 맞는 말씀만 골라서 들으면 고통이 없어집니다. 믿음이 연약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방법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여 구원을 받지 못하든지, 시련을 만나거나 생활이 꼬여 또 다른 형태의 고통을 받습니다.

둘째는 빨리 현실을 벗어나 이상에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들은 본성적으로 후자를 택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후자를 택한 사람들이 이상을 향해 달려가면 갈수록 깨닫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한계상황입니다. 인간의 한계상황은 곧 하나님의 은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다시 예수님을 바라보고 바울처럼 이렇게 고백을 하게 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롬 7:25∼8:2)

이상도 포기하지 말고 현실도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마음으로 하나님의 법을 사모하는 것을 포기하지도 말고, 육신으로 죄의 법을 섬기는 나 자신을 현실 그대로 보고 연약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개입하여 일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문제에 개입하셔서 비웃거나 정죄하지 않으십니다.

현실이 어떻든 이상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은 정죄하지 않으십니다. 생명의 성령의 법이 우리를 이미 해방하셨습니다. 생명과 자유함 속에서, 근본적으로 죄 사함의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현실을 이겨나가야 합니다.

송영옥 목사 화순 늘푸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