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사적 문제로 감정 드러내 죄송”
입력 2012-05-02 18:41
이건희(사진) 삼성전자 회장은 2일 “사적인 문제로 개인감정을 드러내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소송 문제에 대해 일체 관여하지 않고 전문가한테 맡기고 삼성그룹을 키우는 데만 전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유럽 출장길에 오르기에 앞서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가(家) 소송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재산상속분 청구소송을 제기한 맏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누나 이숙희씨를 비난한 데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4주 동안 스페인을 비롯, 유럽 국가들을 돌아볼 예정이다. 이 회장은 “세계적으로 다 불경기지만 특히 유럽이 문제가 많아서 그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듣기 위해 간다”고 설명했다.
김포공항에는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등이 나와 이 회장과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을 배웅했다.
한편 이인용 삼성 부사장(커뮤니케이션팀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 후 브리핑을 갖고 최근 법원에 낸 준비서면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경우 선대 회장이 물려준 형태 그대로 남아있는 주식은 없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주식명의인이 모두 변경됐다는 뜻”이라며 “삼성 특검 때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 특검도 삼성전자 주식이 수도 없이 매도 매수된 사실을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세금이 납부되지 않은 것에 대해 양도소득세 1128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 회장 측이 법원에 낸 준비서면에는 선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삼성전자 주식을 이미 처분했고, 차명으로 보유하던 225만여주는 자신이 별도로 사뒀던 주식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2008년 비자금 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차명주식이 상속재산이라고 말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삼성가 상속분쟁의 첫 변론기일은 30일로 잡혔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