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십자가 희망의 신학’ 찾는 영원한 학생”… 세계적 조직신학자 몰트만 교수 신촌포럼 강연

입력 2012-05-02 21:02


세계적인 조직신학자 위르겐 몰트만(86) 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가 한국성도들에게 2차 세계대전 중 만난 예수님을 소개하고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몰트만 교수는 2일 서울 신촌성결교회(이정익 목사)에서 개최된 제30회 신촌포럼에서 “포로생활을 하던 중에 만난 예수님이 자신의 고난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거기서 희망의 신학을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몰트만 교수는 “1943년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옆에 있던 친구가 폭격으로 즉사하고 영국에 포로로 끌려가는 경험을 하는 등 아주 혼란스럽고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졌다”면서 “당시 고민은 ‘하나님, 도대체 당신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저는 왜 죽지 않았습니까’였다”고 회고했다. 몰트만 교수는 “그러다 1946년 군목으로부터 성경을 건네받고 시편 39편과 마가복음을 읽으며 하나님으로 버림받은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경에서 만난 예수님은 나와 동일한 처지에 있었고 그분의 고난이 나의 고난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면서 “1948년 석방된 이후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생활을 하면서 늘 ‘하나님이 과연 어디에 계신가’ ‘하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실까’ 고민하며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 희망의 신학을 찾는 ‘학생’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기도하라, 그리고 깨어 있으라’라는 주제의 메시지를 전하고 희망의 세계로 내딛기 위해선 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연 내내 하나님의 기대를 받고 있는 인간의 존재도 부각시켰다.

몰트만 교수는 마태복음 26장에서 예수님과 함께했던 제자들의 삶을 통해 현대인이 맞이한 무지와 불안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신실한 제자들은 아무 두려움 없이 예수님을 쫓았지만 겟세마네 동산에서 그만 슬픔의 잠에 빠져들었다”면서 “마찬가지로 우리도 수천 개의 핵폭탄, 기후변화, 사막화 현상 등의 문제 앞에서 영혼의 마비증세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해 “깨어 기도할 것”을 주문했다. 세상을 향해 깨어나기 위해선 기도해야 하며, 기도할 때 가난한 사람의 궁핍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몰트만 교수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은 ‘일어나서 함께 가자’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그 말씀에 따라 긴장감과 주의력을 늦추지 말고 선물로 주신 새로운 날을 향해 희망의 발을 내디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몰트만 교수는 3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를 예방한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