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현 목사의 시편]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일
입력 2012-05-02 18:05
예수님의 제자들이 이런 질문을 합니다. “날 때부터 맹인으로 태어난 사람은 누구의 죄로 인한 것입니까?”(요 9:2). 이 질문에 대하여 예수님은 뜻밖의 대답을 하셨습니다.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요 9:3). 지난 2월 24일 소천하신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의 생애가 이 말씀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강 박사는 췌장암 말기의 투병 중에도 그의 유고작 “내 눈에는 희망만 보였다”를 집필하였으며, 지난 해 연말에는 그의 생애의 마지막을 눈앞에 두고 온 세계가 감동한 세 통의 감사편지를 쓰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강 박사의 생애를 통해서 이루신 놀라운 ‘하나님의 일’을 보게 됩니다.
강영우 박사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씁니다. “아름다운 삶을 살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합니다. 저의 실명(失明)을 통해 하나님은 제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역사들을 이루어 내셨습니다. 전쟁이 휩쓸고 간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두 눈과 부모를 잃은 고아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 덕분입니다. 여러분으로 인해 저의 삶이 더욱 사랑으로 충만하였고, 은혜로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 박사는 그의 생애 50년의 동반자 사랑하는 아내에게 뜨거운 사랑과 감사의 편지를 썼습니다. “나의 지팡이가 되어준 당신, 사랑합니다. 나를 늘 자신을 이끄는 등대라고 불러주던 당신, 그런 당신은 나의 어둠을 밝혀주는 촛불이었습니다. 아직도 봄날 반짝이는 햇살보다 눈부시게 빛나는 당신을 난 가슴 한 가득 품고 떠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강 박사는 사랑하는 두 아들을 축복하는 편지를 남기셨습니다. “아버지의 삶을 살게 한 내 아들들, 축복한다.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나의 말을 가슴속 깊이 새기고 자라준 너희들이 고맙다. 내가 떠나더라도 너희들이 혼자가 아니기에, 너희들 곁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 함께 할 것이기에 아버지는 슬픔도 걱정도 없단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축복이 늘 너희들과 함께하기를 하늘나라에서도 아버지는 믿고 계속 기도할 거란다. 나의 아들 진석이와 진영이를 나는 넘치도록 사랑했고, 축복한다.”
강영우 박사는 장애가 자신에게 축복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단순히 장애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장애를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장애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장애를 통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유엔과 백악관을 무대로 종횡무진 활동할 수 있었다는 고백입니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이 모범으로 삼아야 할 참으로 아름다운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백석대 설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