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봉양, 3남매 믿음으로 양육, 후배들의 다정한 상담사… 가정·직장·사회에서 희생과 봉사 40년

입력 2012-05-01 19:37


40년간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사랑과 봉사를 실천한 70세 할머니가 정부가 주는 ‘장한 어버이상’을 받는다.

울산시는 제40회 어버이날을 맞아 울산 대현동에 살고 있는 나정남(70·사진) 할머니가 장한 어버이로 뽑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는다고 1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나씨는 평소 어버이에 대한 효행이 지극하고, 자녀를 훌륭히 키워내 주민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나 할머니는 1972년 스무살에 결혼해 고혈압과 당뇨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40년간 모시면서 대·소변 및 신체수발, 음식물 조리 배려 등으로 정성을 다해 봉양했다.

온화한 성품의 할머니는 화 한번 내는 일 없었고, 남편과도 언성을 높인 일조차 없을 정도로 금실이 좋았던 것으로 소문 나 있다. 남편이 계속 사업에 실패하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31세 때부터 항만부두 하역일에 직접 뛰어들어 32년간 근무하며 3남매를 훌륭하게 키워냈다.

자식사랑도 대단했다. 언제나 칭찬과 믿음으로 자식들을 길러 현재 큰아들은 사업가, 둘째 아들은 경찰관, 딸은 교사가 돼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나 할머니는 32년의 직장생활 중 25년을 반장으로 활동하면서 직원들에게 언니처럼, 누나처럼 늘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주는 직장 내 상담사로 통했다.

할머니는 녹록지 않은 여건에도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았을 정도로 주변에 대한 베푸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남구노인복지회관의 어르신자원봉사단 실장을 맡아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은 물론 도솔천노인전문요양원 등 복지기관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외롭게 여생을 보내는 어르신들을 몸과 마음으로 보살피고 있다.

할머니가 택한 가훈은 ‘긍정적인 사고로 매사에 감사하며 살자’로 알려졌다. 그는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곧 행복한 삶”이라고 말했다.

훈장 수여는 오는 8일 오후 2시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리는 어버이날 기념행사 때 박맹우 울산시장이 대신할 예정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