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한우’ 마장동 전통시장 삼키나… 시장 인근에 5월중 입점예정
입력 2012-05-01 19:19
농협 안심한우 육가공업체가 서울 마장동 축산물시장 인근 신축 건물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1일 농협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장동 축산물시장 인근 빌딩에 농협 안심한우를 가공하는 농협의 협력업체 ㈜태우그린푸드가 지난달 말 입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영세 상인들의 반발로 입점이 늦춰져 이 회사는 이달 중순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마장축산물시장 상인들은 시장 안에 ‘농협 안심한우 결사 반대’ 현수막을 걸어놓고 천막을 친 채 농성 중이다. 이들은 “농심 안심한우가 입점해 50년 전통시장을 몰락시키려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태우그린푸드는 농협 안심한우 브랜드를 달고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시장 상인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팔리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마장축산물시장진흥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골목상권을 보호한다고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을 규제하고 있는데 농협이 교묘하게 법을 피해 전통시장 안에 농협 안심한우 브랜드를 달고 들어와 영세 상인들을 죽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산물시장의 한 상인은 “이곳 상인들은 음식점들의 요구에 공급량이나 가격 조건 등을 농협만큼 적정하게 맞춰줄 수가 없다”면서 “농협 안심한우는 군에 납품하는 것도 빼앗아가더니 이번에는 시장 안까지 침투해 거래처를 점령하고 50년을 지켜온 마장동시장을 빼앗아가려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마장동 축산시장 시설이 노후화되다보니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등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축산물시장이 외면당하는 실정”이라며 “서울시와 정부가 마장축산물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협력업체가 입점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해 마장동 축산물시장의 명성을 되살리겠다는 게 서울시 방침이다.
마장축산물시장에는 1000여개 가공업체가 입점해 있으며 이 중 순수 한우 가공업체는 200여개가 영업을 하고 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