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돈 공모해 투자 ‘크라우드 펀딩’ 2013년 도입… 정부, 투자·고용불안 타개책 발표

입력 2012-05-01 19:02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기업 및 특정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이 창업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도입된다. 또 청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성장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을 정부기관이 공동으로 선정하고 기업도시 세금 감면이 3년 더 연장된다. 정부는 최근 투자 및 고용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이 같은 방안을 내놓았다.

◇한푼 두푼 모아 창업 활성화=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는 1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1분기 경제상황 점검과 정책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항목은 크라우드 펀딩 도입 추진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인터넷 등을 이용해 다수의 기부·후원·투자 약정을 통해 소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기법을 말한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창업 초기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이른바 엔젤투자 방식이지만 공모형태로 진행되는 게 차이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창업 및 초기벤처의 자금 조달 통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도입키로 했다”며 “기업 등의 증권을 일반 소액투자자에 중개하는 크라우드 펀딩업도 함께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내년 상반기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말에 일몰이 되는 법인세 소비세 감면을 2015년 말까지 연장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유니버설스튜디오, 레고랜드 등 세계적 테마파크 유치를 위해 조성지역인 경기도 화성과 춘천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외자유치를 꾀한다는 방침도 마련했다.

공공부문의 투자도 적극 독려하기로 했다. 착공 전후 사업별로 올해 집행규모를 당초보다 6000억원 늘리고 에너지 분야와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등에 3300억원가량의 투자를 추가로 추진하겠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현재 중소기업청, 지식경제부, 자치단체 등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 선정을 관련부처가 함께 주관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이른바 ‘청년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선정해 청년에게 연결해주고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으로 상반기 중 우수 중소기업 정보를 워크넷(http://www.work.go.kr)에 연계해주기로 했다.

◇금융위기 이후 투자 증가율, 이전보다 9분의 1 추락=정부가 대대적으로 투자 일자리 유치 정책에 나선 것은 현재 투자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고 특정 분야에 편중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투자는 1980∼96년 12.5% 증가율을 보였다가 2000년대 이후에 4.5%로 추락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2011년에는 투자증가율이 0.5%로 직전에 비해 9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투자수준은 저조하다. 1인당 국민소득 1만∼2만 달러 달성 기간 우리나라의 설비투자율은 6.8%로 같은 기간 일본(10.2%)의 67%에 불과하고 미국(9.3%)과 프랑스(9.6%)에도 크게 못 미쳤다. 또 설비투자가 대기업과 IT에 편중돼 경제전반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역시 최근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취업자가 고령화하고 청년층의 첫 취업까지 소요기간이 11개월로 장기화하고 있어 고용지표와 체감 여건 간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