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MB에 포문… “공공 리더십 부족해 이지경”

입력 2012-05-01 18:49

김문수 경기지사가 1일 서울로 올라와 이명박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2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 출마 선언을 한 그가 MB정부와의 차별화에 본격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에 대한 비리수사처가 별도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이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이 대통령 집권 초기에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즉 친·인척이 권력 핵심부에 많이 포진함으로써 권력이 사유화되고 농단되는 과정을 겪으며 비리와 부패가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수 측근들에 의해 각종 인사권이 남용되고 주요 의사결정이 독점됨으로써 인사와 권력, 권한 행사가 마치 사유물처럼 돼 버린 것이 가장 중요한 비리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도 문제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각 부처 장관과 산하기관에서도 이 대통령 재임 기간에 매우 편중되고 폐쇄적인 인사가 있었다”면서 “이 대통령이 ‘퍼블릭 리더십(public leadership)’에 익숙하지 않은 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우리나라 최고의 공적 지도자로서, 권력 행사와 구조가 투명하고 공정한 공공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했는데 이 점이 부족해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청와대 수석은 국회 청문회도 없는 진짜 사적인 보좌관으로, 장관을 무력화시키는 수석은 문제가 있다”면서 “‘왕차관’이 어떻게 가능하냐. 이게 바로 권력의 사유화인데 이런 관행을 다시는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은 가급적 정부 청사에 자주 출근해 장관들과 국무회의를 하고, 국회에도 많이 출석하는 게 좋다”면서 “청와대는 구중궁궐과 같은 매우 폐쇄되고 격리된 별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 룰’과 관련해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지 않는 사람은 박근혜 위원장 혼자밖에 없다”며 “혼자의 뜻이 관철되는지 아니면 모두의 뜻이 관철되는지 보라. 모두의 뜻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