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광우병 발생 이후] 쇠고기 판매 안줄었다→ 크게 줄었다… 하루만에 바꾼 정부 ‘눈가리고 아웅’
입력 2012-05-01 18:48
농림수산식품부가 광우병 파동에도 불구하고 국내 쇠고기 소비에 영향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버젓이 냈다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해 보여주기 식 행정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식품부는 1일 광우병 관련 브리핑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는 판매액수가 광우병 발병 이전보다 52.3%나 줄었고 국내산 쇠고기도 6.5% 감소했다고 밝혔다.
4월 17∼22일 국내산 쇠고기는 71억9200만원 팔렸지만 24∼29일 67억2100만원으로 감소했고 미국산은 같은 기간 11억1400만원에서 5억3100만원으로 급감했다. 호주산은 같은 기간 유일하게 2.3% 증가했으며 이 기간 전체 쇠고기 판매액수는 8.7% 감소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불과 하루 전인 지난 30일 정반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소에서 광우병 발생에 따른 쇠고기 수급·가격 영향 분석을 위해 8개 유통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국내 쇠고기 소비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적시했다.
국내산 쇠고기 판매는 3.3% 증가했고 수입쇠고기도 미국산이 20%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 4.4% 증가했다고 했다. 또 소값은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농식품부는 당시 24∼26일 쇠고기 판매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보도자료화한 것이다. 하지만 광우병 발병이 우리 시간으로 25일 알려진 것을 고려하면 결국 정부가 이틀 정도만 조사한 뒤 “쇠고기 판매에 영향이 없다”고 공표한 것이어서 지나치게 성급했다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게다가 농식품부가 브리핑하기 전인 1일 오전에 대형마트에서의 쇠고기 판매가 크게 줄었다는 보도가 나와 부랴부랴 전날 발표를 정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낳고 있다.
이마트는 광우병 발생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6일 이후 29일까지 매출을 전주(19∼22일)와 비교한 결과 미국산 쇠고기의 매출은 68.8%, 한우의 매출도 11.1%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달 26∼27일 쇠고기 매출이 전주(19∼20일)보다 40%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