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의 시편] 가지치기의 신비

입력 2012-05-01 18:13


봄의 아름다움은 겨울의 가지치기에서 시작된다. 나무는 겨울을 맞이할 때 앙상한 가지만 남는다. 겨울나무는 볼품이 없다. 정원사는 겨울에 나무의 가지를 친다. 가지를 칠 때 나무는 아프다. 힘이 든다. 자신과 함께 했던 가지들이 잘려 나갈 때 그 상실감이 크다. 때로 정원사는 아주 바짝 가지를 쳐 낸다. 나무의 근본을 흔들려는 듯 매서운 손길로 가지를 친다. 그렇다고 나무를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니다.

가지치기는 비움이요, 버림이다. 고통스런 잘림이다. 그렇다고 나무가 죽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무는 더욱 좋아진다. 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된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농부시오, 정원사라고 말씀한다. 하나님이 가지를 치시는 이유는 더 풍성한 열매를 맺도록 하기 위함이다. “나는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요 15:1∼2).

성경은 가지치기를 깨끗케 한다는 말로 표현했다. 하나님은 우리 삶에 가지를 치신다. 때로는 혹독하리만큼 가지를 치신다. 그 과정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신다. 우리를 성결케 하신다. 우리를 참으로 복되게 하는 것은 성결이다. 거룩은 우리의 가치를 더해 준다. 그릇이 더러우면 사용할 수가 없다. 더러움은 그릇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반면에 그릇이 깨끗하면 귀하게 쓰임 받을 수가 있다. 죄는 우리를 더럽힌다. 죄는 풍성한 열매를 맺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죄는 우리 안에 있는 생명을 앗아간다. 능력을 소멸시킨다. 에너지를 분산시킨다. 그래서 풍성한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한다. 영적으로 가지치기는 바로 죄를 쳐내는 작업이다.

포도원지기가 정기적으로 가지를 쳐 주면 포도나무는 그 가치를 더해간다.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가 때로 겨울과 같은 계절을 맞이해서 춥고, 헐벗고, 배고플 때, 가지를 치시듯 엄히 다루신다. 하나님이 가지를 치시는 까닭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를 참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그리하신다. 하나님은 가지를 치실 때 겨울 너머에 기다리는 봄을 보신다. 가지를 칠수록 더욱 건강하고, 더욱 아름답고,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날을 바라보시면서 가지치기를 하신다. 하나님이 가지치기를 하실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맡기는 것이다. 마치 포도나무가 정원사에게 자신을 맡기는 것처럼 그리해야 한다. 하나님께 맡기면 머지않아 새싹이 돋고,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가지치기는 자연의 신비요, 영성 생활의 신비다.

(LA새생명비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