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고통 외면하는 대형은행… 하나·외환 ‘새희망홀씨’ 대출 최저수준

입력 2012-05-01 08:59


올 들어 하나 국민 신한 등 국내 대형 은행들이 서민금융지원에 크게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최근 합병으로 규모를 키웠음에도 서민금융지원실적은 최저 수준으로 조사돼 빈축을 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10년 11월 출시돼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을 지원하고 있는 ‘새희망홀씨’가 지난 3월말로 2조185억원을 기록, 처음 2조원대를 돌파했다고 1일 밝혔다. 새희망홀씨는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사람 또는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이면서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최대 2000만원 이내에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은행들은 올 1∼3월 중 서민들에게 3853억원을 지원해 전년 동기보다 58.7% 증가했으며 은행 목표 취급액의 26%를 달성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목표치의 25% 정도를 분기별로 대출해주도록 권고해 왔다.

하지만 국내 대형은행들은 목표달성률이 평균치(26%)와 금감원 권고치에도 못 미쳤다. 국민은행은 올해 취급목표액 2320억원 중 새희망홀씨 대출실적이 531억원으로 목표달성률이 22.9%에 그쳤고 신한은행은 23.6% 수준이었다.

하나은행은 올 대출목표액 1555억원 중 115억원에 지원에 그쳐 7.4% 달성에 머물렀다. 이는 대상 은행 중 제주은행(6.7%)을 제외하고는 최저치다. 하나은행과 합병한 외환은행도 1분기 목표달성률이 13.1%로 권고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더구나 외환은행은 전년도 세전이익의 4.8%(타은행은 평균 10%상회)만 새희망홀씨 대출에 나서겠다고 금감원에 알려 지나치게 속 좁은 행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4대은행 중 우리은행은 새희망홀씨 대출 목표액의 31.6%를 달성했으며 경남 광주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과 소규모 은행 상당수도 25%를 상회했다.

특히 그동안 수익에 비해 사회공헌에 소홀한 것으로 알려진 외국계 은행들은 새희망홀씨 대출 수준이 국내은행을 압도해 대조를 이뤘다. 씨티은행의 새희망홀씨 대출금액 목표치 달성률은 3월말 현재 58.3%이며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65.8%나 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올해 하나·외환은행의 합병과 CEO 교체 등 현안이 많아 서민금융지원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며 “2분기부터는 목표 달성토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