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은 떠나도 춤을 떠나지 않겠다”… ‘생춤’의 김현자 한예종 교수 ‘춤 인생 60년’ 결산 무대

입력 2012-05-01 18:07


1980년대 이후 한국 창작 춤 교육과 무용 발전을 주도한 김현자(65·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춤 인생 60년을 총결산하는 무대를 올린다. 16∼17일 오후 8시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정년퇴임 기념공연으로 ‘김현자의 춤 60년-마이 라이프(My Life)’를 마련한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연화연(蓮花淵)’과 ‘매화를 바라보다’를 선보인다. ‘연화연’은 연못에 피는 연꽃을 춤으로 시각화한 작품으로 2006년 초연됐으며, 율동의 절제미와 유연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2011년 작품 ‘매화를 바라보다’는 김죽파의 가야금 산조에 맞춰 달빛과 매화의 이미지를 표현한 무대로 여성의 낭만적인 시선이 돋보인다.

경남 진주 출신인 김 교수는 다섯 살 때 고(故) 황무봉 선생 문하에서 전통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한 후 부산시립무용단장, 럭키창작무용단장, 부산대 무용학과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 국립무용단장 등을 거쳤다. 그의 창작 무용 ‘황금가지’(1986)는 한국무용과 현대무용, 발레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88년 발표한 ‘생춤’이 꼽힌다. 치밀하게 계산된 몸짓이 아니라 신체를 통하는 기(氣)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으로, 동양 특유의 춤 미학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당시 미국 뉴욕타임스에 ‘Lived Dance’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퇴임 후 강단은 떠나도 춤을 떠나지 않겠다”며 “춤 60년을 정리하는 무대를 평소 사랑하고 고통과 기쁨을 나눈 모든 분들에게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16일 첫날 공연에 앞서 오후 6시30분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김현자·생(生)·명(命)·춤’ 자료집 출간 기념식을 연다(02-746-9356).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