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상온] 조셉 코니
입력 2012-05-01 18:16
영화 ‘300’으로 유명해진 제라드 버틀러가 제작 주연을 맡은 영화 ‘머신건 프리처(Machine Gun Preacher)’가 곧 국내 개봉된다고 한다. ‘기관총을 든 목사’라는 제목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이 영화는 실화가 바탕이다. 우간다의 반군단체 ‘신의 저항군(LRA)’에 맞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총을 들어야 했던 샘 칠더스 목사의 얘기.
원래 그는 술과 마약, 범죄에 찌든 오토바이 폭주족이었으나 기독교를 믿기 시작한 뒤 개과천선하고 스스로 목회자가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1988년 아프리카 수단으로 봉사여행을 떠났다가 아이들의 참상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진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LRA에 살해되거나 납치돼 소년병으로, 성노예로 학대당한다. 칠더스 목사는 이런 아이들을 구해내기 위해 목회자이면서도 분연히 총을 들고 LRA에 맞선다.
영화에서 묘사되듯 LRA는 수단 남부와 우간다 북부는 물론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을 무대로 살인 방화 약탈 강간 납치 등 온갖 악행을 저질러왔다. 이 흉악한 무장집단 LRA를 이끄는 인물이 조셉 코니다.
‘발칸의 학살자’ 라도반 카라지치, ‘킬링필드’의 주역 폴 포트 등 현대사에서 악명을 떨친 전범, 반인륜 범죄자는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코니는 단연 최악의 범죄자에 속한다.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한 것 말고도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잔악한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1960년 혹은 61년생으로 알려진 그는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남자는 소년병으로 만들고, 여자는 성노예로 부리거나 팔아넘겼다. 추정치에 따르면 그가 1986년부터 ‘징집’한 소년병은 6만6000명에서 최대 10만4000명. 특히 코니는 아이들을 납치하면서 가족과 이웃을 몰살했다. 의지할 곳이 없게 만들어 오로지 자신의 말만 듣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코니는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2005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기소된 뒤 1순위로 공개수배 중이지만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마침내 미국 특수부대가 투입된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네이비 실 등 특수작전부대(SOF) 소속 100명으로 구성된 대원들은 아프리카연합 특수부대와 합동으로 코니 추적에 나설 계획이라는데 수색 대상 지역이 워낙 넓고 험해 임무 완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천망(天網)은 회회(恢恢)하되 소이불루(疎而不漏)’인 법. 코니가 하루 빨리 붙잡혀 정의가 실현되기를 고대한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