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미운 獨… 경제난 겪는 남유럽서 고급인력 무차별 빼가
입력 2012-04-30 19:27
여성 엔지니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아파리치오 루이즈(36)는 실업률이 18년 내 최고치인 24.4%까지 치솟은 스페인에서 최근 이곳 독일 남부 슈베비슈할로 이주 왔다. 공업사 ‘칠 아베크’에서 신형 엘리베이터 부품 개발에 종사하는 그의 독어 실력은 엉망이다. 하지만 회사 사장은 그에게 멘토를 붙여서 병원 진료, 장보기까지 도와주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남부 국가에서 유럽 국가 중 홀로 잘 나가는 경제 강국 독일로 고급두뇌의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루이즈는 지난 18개월 동안 스페인, 그리스 등에서 이곳으로 스카우트 되어온 수천명의 전문 인력 중의 한 사람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슈베비슈할은 독일의 공업 중심 수출 경제를 지탱하는 ‘미텔슈탕트’로 불리는 중소 규모 가족 기업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독일 경제가 유로존 위기 속에서도 번영하면서 이곳의 많은 기업들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시 당국은 타개책을 경제 위기에 빠진 유럽 남부 국가에서 찾았다.
슈베비슈할의 헤르만 조제프 펠그림 시장은 올 들어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남부 국가들의 언론인들을 초청해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는 현지 사정을 전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1만5000명의 포르투갈 젊은이들이 이력서를 보냈다. 지난해 12월엔 100명의 스페인 출신 엔지니어가 인근 슈투트가르트에 면접 보러 오기도 했다.
역내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은 단일 시장을 창출하려는 유럽연합(EU)의 기본 원칙이다. 이는 경제적 번영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처럼 유로존이 위기에 빠진 비상시에 독일이 유럽 대륙의 고급 두뇌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경우 역내 경제적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