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살인마 코니를 잡아라”… 미군 특수부대 100명, 우간다 반란군 지도자 체포 나서
입력 2012-04-30 19:27
조셉 코니(51·사진). 우간다 반란군인 ‘신의 저항군(LRA)의 우두머리인 그는 20년이 넘는 동안 3만명 이상의 아동을 납치해 그들의 손에 총을 쥐어주고 부하로 키웠다. 이렇게 자란 군대는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여성을 강간하고, 포로의 입술을 잘라내는 등 잔인하기로 악명 높다.
코니는 2005년부터 국제전범재판소가 정한 전범으로 인터폴이 수배 중이지만, 정글을 누비며 유유히 도망 중이다. 그는 3월 ‘코니 2012’이라는 30분짜리 다큐가 유튜브에 올라 수천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일반인에게도 유명해졌다.
미군 특수부대 100명이 아프리카의 살인마 코니 추적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29일 보도했다. 이들은 그가 은닉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4곳에 베이스캠프를 쳤으며, 적외선 투시기, 위성에서 보내온 사진까지 동원했다. 베이스캠프 중 한 곳인 ‘오보지역’을 찾은 NYT 기자는, 단서를 찾기 위해 지도를 살피고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그린베레들의 모습을 전했다.
코니의 근거지는 캘리포니아 주만큼 광대하다. 거기에 자갈투성이 땅이나 악어가 넘치는 강, 끝없는 잡초 등 자연조건도 나빠 작전이 녹록지 않다. 그나마 수개월 전 이들이 도착한 이후부터는 LRA군의 공격은 잠잠해졌다.
이곳에 파병된 미군은 반군과의 전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조언자이자 조력자일 뿐입니다.” 미군 특수부대 켄 라이트 사령관은 ‘코니 사냥’을 위해 지난달 창설된 5000명의 아프리카동맹군 지원 업무가 주 임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미 국방부가 연초 공개한 새 아프리카 전략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미군은 아프리카 정책에서 저비용이면서 혁신적인, 그러면서 눈에 덜 띄는 접근을 하기로 했다. 미국 자문단이 아프리카군을 훈련시키는 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파병은 미국 인권단체의 압력도 작용했다. 다큐 ‘코니 2012’를 만든 ‘보이지 않는 아동’ 등은 2010년 의회에 ‘LRA무장해제 및 북우간다 회복지원법안’ 통과를 압박한 것이다.
코니의 행방을 놓고는 주장이 엇갈린다. 미군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산악지역에 숨어 있다고 보고 있는 반면, 우간다 정부는 그가 이미 수단으로 옮겨갔다고 주장한다.
미군은 2008년 12월 콩고에 있는 코니 은신처를 공격하려던 우간다 정부군의 계획을 지원했으나 정보가 새나가는 바람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이번에는 성공할 것인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